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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lhoky로 등록된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 수는 61건입니다.

대단한 개명 [내부링크]

카니예 웨스트로 불리던 존재가 'ye'가 됐다. 성도 없고 그냥 'ye'. 카니예 웨스트는 캘리포니아 법원에 정식으로 개명 신청을 했고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지금까지 칸예가 행해온 일들이 늘 그랬듯 이번에도 누군가에겐 황당하고 우스워 보이겠지만, 나는 또 말할 수 없을만큼 큰 감흥을 받고 말았다. 이에 나도 'ho'로 개명을 할까 고민했지만 그럼 진짜 우스워보일까봐 간신히 참았다. 대신 닉네임으로라도 'ho'를 밀어봐야지. say ye, say ho!

우당탕탕 안테나 [내부링크]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유튜브 채널은 '안테나'. 특히 '우당탕탕 안테나. 보고 또 보다가 결국 안테나 소속 가수들을 찾아봤고 그들이 요즘 어떤 음악을 만들고 있는지 들어봤고 감탄했고 재생목록을 만들었고 새삼 팬이 됐다. 그래, 이런 게 브랜딩이지. 똑똑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똑똑하네.

애플뮤직의 놀라운 플레이리스트 [내부링크]

얼마 전 애플뮤직이 6개월 무료 구독이라는 파격 이벤트를 하는 바람에 얼씨구나 구독하고 지금까지 쓰고 있는데, 쓰면 쓸수록 아무리 무료라지만 내가 이걸 왜 쓰고 있나라는 자조 섞인 한숨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왔더랬다. 애플 뮤직의 제일 큰 문제는 UI. 좋아하는 아티스트, 가수, 앨범에 좋아요 표시를 하고 내 보관함에 담아 놓는 간단한 동작들이 애플 뮤직에서는 지나치게 복잡하다. 음악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반응 속도도 느리다. 이것은 예전 '아이튠즈'에서부터 이어지던 불편함. 그럼에도 6개월 동안 공짜니까, 음질이 좋으니까 무엇보다 홈팟 미니를 쓰려면 애플 뮤직이 필수니까 욕하면서 쓰고 있었는데... 취향에 딱.......

돈 룩 업(Don't Look Up, 2021) [내부링크]

미시건 주립대 천문학과의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는 어느날 밤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돌진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담당교수 민디 박사와 계산해본 결과 지구와의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6개월.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99.68%의 확률로 인류는 멸망한다. 케이트와 민디 박사는 나사, 백악관, 언론을 돌며 팩트를 알리지만 케이트는 '멸망녀'로 낙인찍혀 인터넷 밈이 되고, 민디 박사는 섹시한 천문학자로 유명해진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이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거야!? <돈록업>은 지구에서 비교적 소수에 속하는 정상인들을 위한 진한 블랙코미디다. 영화 속 세상은 정치, 기업, 미디어, 대중이 끈끈하게 연결.......

매트릭스 미스터리 [내부링크]

매트릭스 시리즈를 둘러싼 최대 미스터리. 워쇼스키 (전)형제들은 대체 무슨 수로 매트릭스 1편을 만들었을까? ① 평생 쓸 실력, 경험, 운을 다 끌어 다 쓰고 난 뒤 지금은 껍데기로 살고 있다. ② 사실 다른 감독이 만들었다. 그 감독은 매트릭스 1편을 만든 뒤 죽었고 워쇼스키 자매는 그의 연출 비법을 찾아 헤맸으나 아직도 못 찾았다. ③ 워쇼스키 (전)형제가 만들긴 했는데 본인들도 그걸 믿지 못하고 있다.(네오가 매트릭스를 믿지 못했듯이)

웹 3.0 배틀 [내부링크]

요즘 웹 3.0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다. 웹 3.0이 뭐길래? 아무도 모른다. 아직 개념조차 확실치 않은 초창기라서. 확실한 건 오긴 온다는 것? 마크 안드레센과 잭 도시가 140자 배틀을 벌이면서 흥미진진해진 웹 3.0 토론. 참전하진 못해도 나만의 생각과 태도를 정립해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블로그에 정리해본다. 일단 요즘 마크 안드레센과 잭 도시의 설전부터 정리해보자. 마크 안드레센은 a16z라는 슈퍼 VC의 수장이고 잭 도시는 트위터 창업주로 둘 다 업계 최고의 인플루언서. 둘 다 굉장한 사람들이고 둘 다 호감인데 난 잭 도시를 조금 더 좋아한다. 먼저 마크 안드레센이 말했다. ”웹 3.0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막을 것이다. 플.......

2022년의 폼 [내부링크]

올해의 목표.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기.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기보단 시간의 재배치. 밤에 하던 일을 아침으로 옮기는 것. 소중한 일은 먼저 하자는 것. 눈 뜨자마자 나만의 시간도 갖고 하고 싶은 일 해치우고 출근한다. 더는 '오늘 뭐 해야 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따위 말은 안 해도 되게. 2. 명상 배우기. 새벽 기상이랑 비슷한 목적인데 날뛰는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명상을 터득하고 싶다. 나는 자주 조급해지고 안달이 나는 편이라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스릴 기술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마음속 파도를 잔잔하게 유지하는 법도 배우고 잠재의식에도 왔다 갔다 해보고. 명상은 작년 초 목표.......

진지함과 가벼움 그 사이 어딘가 [내부링크]

세상은 그렇게 진지하지 않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매 순간 진지하기만 한 사람은 가까이하기 싫고 심지어 우스워 보인다. 가볍기만 한 사람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진지함과 가벼움 그 사이 아주 가느다란 그 공간에 서 있는 것. 나도 모르게 선 밖으로 나가면 알아차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감각. 결국은 균형. 적당히 진지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을 유지하는 것. 모든 일에 대해 함부러 평가하고 비판하지 않는 것. 힘들도 짜증 나도 유머를 잃지 않는 것. 그런 2022년이 되길.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기 4일 차 [내부링크]

오늘로써 아침 5시 반에 일어나기 4일째. 일찍 일어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일찍 자는 게 쉽지 않다. 잠깐 시간을 보내면 12시가 돼버려. 저녁 6시만 되면 몸이 나른해 진다. 이왕 5시 반에 일어나는 거 아침 루틴이 중요한데, 그렇다고 뭘 막 채워넣고 싶지는 않다. 그럴려고 일찍 일어나는 건 아니니까. 현재까지 채워진 루틴은 유튜브로 20분 요가 배우고(땡큐 요가소년), 커피 한 잔 맛있게 내려 먹기. 내일 아침엔 뭐할까?기다려진다. 난 아침을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었는데.

프리솔로 [내부링크]

어제 디즈니 플러스에서 '프리 솔로'를 봤다. 900미터 높이의 암벽 '엘 캐피탄'을(롯데월드타워가 550미터) 맨손으로 로프도 없이 올라가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그를 아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보는 내내 손에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려 혼났네.

본인의 정체성은 본인이 직접 정해라 [내부링크]

제가 옹호하는 핵심 가치에 비추어 보면 태생적으로나 선택적으로나 유럽인에 가깝습니다. 저는 런던 시민이며 영국 시민권자이고, 세계주의자이자 글로벌 시민입니다. 나아가 여성이자 어머니이고 작가이기도 합니다. 방랑자, 신비주의자, 불가지론자, 양성애자, 페미니스트이기도 하지요. 월트 휘트먼이 쓴 시에 "내 안에는 다양함이 있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너무나 맞는 말이에요. 우리는 모두 수많은 정체성으로 형성된 존재입니다. - 엘리프 샤팍 언젠가 저는 명함에 적힌 직업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실제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규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꼭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더라도 자.......

시간 제약 앱 [내부링크]

플로우(Flow)라는 앱을 유용하게 쓰고 있다. 일종의 스톱워치다. 어떤 일을 시작할때 플로우로 시간을 정하고 시간이 다되면 손을 놓는다. 아쉽고 더 하고 싶어도 그냥 손을 뗀다. 수험생처럼. 시간 안에 일이 끝나면 바로 다른 일로 넘어가서 어찌됐든 시간을 채운다. 이게 일처리에 은근 도움이 된다. 특히 처리할 일이 많을 때 좋다. 지금도 플로우를 켜고 글을 쓰고 있다. 20분을 설정했는데 아직 11분이 남았네.

홍차와 라임, 식물을 죽이지 않는 것과 코로나 시대에 비행기를 올려다 본다는 것 [내부링크]

홍차 좋아하시나요? 전 좋아합니다. 특히 하루 일을 끝내고 샤워 직후에 내려 마시는 홍차는 피로회복제나 다름없죠. 얼마전 TWG의 시그니처 제품 '1837'을 선물 받았다. 그전까지 TWG에 대한 나의 태도는 '별것도 아니면서 비싼 척은'이었는데 마시고 나서 '비싼 척할만한 이유가 있네'로 바뀌었다. 지금도 선물받은 1837을 마시고 있습니다. 기분 좋은 딸기향을 가득 머금은 끝맛이 아주 부드러운 차. 늦은 밤 편안한 곳에 몸을 뉘이고 마시기 좋은 차이니 기회되면 드셔보시길.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도넛 세트를 보고 심호흡을 하며 흥분을 가라앉히고 있는 라임.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는 채소를 꾸려주니 손.......

힐링 콘텐츠 [내부링크]

쉬고 싶을 때 잊고 싶을 때 짜증날 때 비우고 싶을 때 다 비우고 새로 채우고 싶을 때 건조한 마음에 분무기를 뿌리고 싶을 때 보면 좋다.

맘처럼 쉽지 않네요 [내부링크]

샤빗(Shuvit)은 몸을 살짝 띄우며 뒷발로 테일 안쪽을 차 데크를 반 바퀴 돌리는 트릭이다. 가장 대표적인...

힘 빼고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내부링크]

힘을 빼자…힘을 빼야 해… 힘을 빼야 넘을 수 있어…자, 한번 만 더! 아, 이런 또 힘을 주고 말았네. 알리...

샤빗이 된다, 샤빗이! [내부링크]

드디어 샤빗이 된다. 샤빗을 제대로 연습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한 달 반 만에 랜딩에 성공했다. 사실 ...

스케이트보드 그립테입 및 휠 교체 (Mini Super Juice 55mm 78A) [내부링크]

큰 맘 먹고 그립테입을 교체하기로 한다. 더럽기도 하거니와 그립테입이 닳아서 마찰력이 떨어졌다. 그립테...

스크랩. 조광훈 [내부링크]

"또 한 가지, 꼭 미친 듯이 트릭을 성공하는 게 이 문화를 즐기는 방법이 아니다. 비디오를 보고, 스케이터처럼 옷을 입고, 크루징을 할 수도 있다. 이 문화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 스케이트보드를 가볍게 여기고, 인생을 즐기는 하나의 수단으로 바라본다면 이 문화를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세컨드 라이프 [내부링크]

벌써 5년 전인가. 아내와 1박 2일로 부산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그땐 왜 그랬는지 부산의 모든 걸 다 경험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분주하게 쏘다녔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이었지. 1박 2일을 꽉 차게 놀고 저녁 8시쯤 서울로 출발했다. 운전대를 잡은 지 1시간 만에 졸음이 쏟아졌다. 주체할 수가 없었다. 휴게소를 들러도 소용없었다. 운전대만 잡으면 마취총에 맞은 듯 잠이 들었다. 내가 지금 자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운전을 멈춰야 한다는 판단은 내리지 못했다. 나는 무방비 상태로 어두운 고속도로로 쑤욱 빨려 들어갔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강변북로였다. 동이 트고 있었다. 시간은 새벽 6시쯤. '어.......

아무거라도 하고 싶다 [내부링크]

아침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르면서 열정이 확 타올랐는데 오후가 되니 새벽녘 캠핑장 장작불 꺼지듯 사그라들었다. 늘 이런 식인데 오전엔 '이거 된다!' 싶다가도 불과 몇 시간 있다가 '이거 되겠어?'라며 고개를 젓는다. 아주 자주 있는 일이다. 이런 경우 난 아이디어 뱅크인가 썩은 아이디어 제조기인가. 오늘도 하루 종일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라임이의 안전이 우선이다 보니 더 철저하게 조심하고 있다. 하루 종일 라임이와 논다는 건 스마트폰도 TV도 책도 잡지도 음악도 낮잠도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음을 뜻한다. 누울 수도 없고 멍 때릴 수도 없다. 냉전시대 KGB의 고문 수법 같기도 한데.......

적절한 제약의 효과 [내부링크]

존 홉킨스 대학 예술심리학과 벨라 브라운 교수는 창작자에게 가해지는 제약과 그에 따른 결과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화가, 음악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 세계 1500여 명의 창작자들. 연구팀은 '마감'과 '컨펌'이라는 두 가지 제약 사항을 설정하고 이들을 4가지 상황에 대입시켰다. 마감이 있는 경우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컨펌이 있는 경우 2인 이상의 컨펌을 받아야만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결과는 어땠을까? 가장 뛰어난 결과물을 낸 집단은 2번이었다. 마감이라는 제약 안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만들었을 때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최악은 4번이었다. 아무.......

당신은 스윙하고 있나요? [내부링크]

매 순간 스윙하는 마음으로.

가을향 [내부링크]

오이뮤에서 산 인센스 스틱, ‘Autumn’ 향이란 건 개인 취향이 강한데 ‘이것은 가을향 입니다’ 라고 단언하는 패기가 맘에 들어 사봤다. 하나 피워보니, 이게 가을향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가을향이 아니라고 하면 속은 기분이 들테니 가을향이라 믿고 싶다. 아직 가을이 아니라 그럴지도.

숨겨왔던 나의 취미 [내부링크]

남들에게 굳이 밝히지 않고 몰래 즐기는 취미, 나도 있다. 바로 '히든싱어' 하이라이트 보기. 란님은 내가 히든싱어를 볼 때마다 또 히든싱어냐며 비웃지만 중독성이 대단하다고. 물론 내가 웬만한 음악 예능은 다 좋아하지만 히든 싱어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매력이 있다. 이를테면 일일 드라마처럼 본능에 충실한 촌스러운 전개라든지 집단 감전이라도 된 듯한 방청객들의 반응. 누가 누가 잘 놀라나 치열하게 경쟁하는 출연자들의 리액션은 이 프로그램의 백미고 기쁨과 감동에 흠뻑 취한 원곡 가수의 표정을 보는 것도 즐겁다. 무엇보다 노래가 듣기 좋잖아. 즐겨보는 편은 왕중왕전 환희 모창 능력자, 쿨 이재훈 모창 능력자 편. 아.......

백현진의 개인전과 멍청한 질문 [내부링크]

백현진 아저씨가 삼청동 PKM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시작했다. 전시 제목은 '말보다는'. 전시는 6월 4일부터 7월 3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서 어이없는 질문을 받았나 보다. 최근 미술판에서 불거진 몇몇 연예인 작가들의 자질 논란에 대해서... 아니 그걸 왜 백현진 아저씨한테 물어? 연예인이 왜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하는지가 그렇게 궁금했으면 연예인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고, 그들의 작품 수준이 어떤지 궁금하면 미술 평론가를 찾아갈 일이지, 전시를 앞둔 아티스트한테 그게 할 질문이냐고. 도대체 무슨 대답이 듣고 싶은 건지. 설마 백현진 아저씨가 요즘 TV나 영화에 몇 번 나온 거 보.......

패스트푸드 별 추천 버거 [내부링크]

오랜 시간 버거를 탐닉한 사람으로서, 수많은 시간을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보낸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버거프린스 3세로서(별 건 아니고 버거 인스타그램입니다) 패스트푸드 별 추천 버거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어디 가서 추천 같은 거 잘 안 하는 편이지만 이 주제만큼은 해볼 만하다. 추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맥도날드. 오 나의 영원한 힐링 스페이스. 프렌즈 친구들에게 센트럴 퍼크가 있다면 나의 학창 시절엔 맥도날드가 있었다. 그만큼 많이 머물렀고 많은 친구와 함께 했고 많은 추억이 쌓인 곳. 그래서 내 맘속 1순위 패스트푸드. 맥도날드 추천 버거는 단연 더블치즈버거. 맥이 자랑하는 순 쇠고기 패티를 두 장 깔고 그 사.......

블로그가 쓰고 싶을 때 [내부링크]

대략 이런 순간에 나는 블로그를 쓰고 싶어진다.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울 정도로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생겼을 때. 요리를 했는데 나답지 않게 너무 맛있을 때. 문득 내가 생각해도 기특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마음이 허전해져 뭔가를 채우고 싶을 때. 또는 마음이 너무 꽉차서 비우고 싶을 때. 인생이 정체됐다고 느껴질 때. 키보드를 샀을 때. 기가 막힌 제목이 떠올랐을 때. 이 중에 몇가지가 갖추어져서 오랜만에 블로그를 열었다.

확고한 취향은 독인가 약인가 [내부링크]

나름 확고한 취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확고한 취향이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기만족 외에는 메리트가 없다. 아, 자기만족 자체가 메리트인가. 어쨌거나 사람들은 확고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까다로운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취향 같은 거 사실 드러내지 않고 살아도 괜찮다. 사실 드러내지 않는 게 낫다. 매장에 트는 음악으로 좋은 식당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든지, 요즘 에세이들은 속이 빤히 보여서 읽기 힘들다든지, 슈트가 왜 멋있는지 모르겠다든지, 나이키보다 아디다스에 더 정이 간다든지, 유튜브에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을 찾아보며 눈시울을 붉힌다든지, 정성일 평론가의 머.......

또다시 시작된 버튼 집착 [내부링크]

버튼에 대한 집착이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음악 장비들을 탐닉할 때부터 였을까. 처음 전자오락실에 갔었을 때부터였는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여전히 난 좋은 버튼을 보면 누르고 싶어 안달이 난다. 좋은 버튼이란 어떤 버튼인가. 디터 람스가 브라운 사에서 만든 가전제품들의 버튼이야말로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버튼은 분명하게 그러나 과하지 않게 솟아있고 누르기 편하게 윗면이 오목하다. 완벽한 위치에 정갈하게 자리 잡은 버튼들은 대체로 무채색인데 가장 많이 쓰는 버튼에 포인트 컬러를 입혀 지루함을 깨버린다. 무엇보다 누르면 작동한다는 본질적인 메시지를 강렬하게 뿜어댄다. 요즘은 있던 버튼도 액.......

네 앞에서 책 읽고 싶다 [내부링크]

라임이는 내가 책 보는 걸 싫어한다. 책을 들고 있기만 해도 뺏으려고 한다. 책 보느라 안 놀아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 놀길래 그렇다면 나도 하며 책을 꺼내는 것뿐인데 금세 달려와 책을 낚아챈다. 이 아이가 책이라는 물건에 심리적 거부감이 있나 싶다가도 자기 책은 또 각별히 챙기는 거 보면, 아무튼 알 수가 없다. 나는 라임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럼 아이도 자연스레 책을 많이 읽겠지라며. 그런데 현실은 책을 들고 있기만 해도 정색하는 아이랑 같이 살고 있다. 이쯤 되면 책 보던지 말던지 신경 안쓸테니 나라도 보게 해달라고 빌고 싶어진다. 사정이 이러니 책 읽기는 라.......

랑종 보기 싫다 보고 싶다 보기싫다보고싶다보고 [내부링크]

살면서 가장 무섭게 본 영화는 식스센스. 남들은 식스센스가 무슨 공포영화냐며 코웃음을 친다. 진지하게 말하는데 식스센스 진짜 무서웠다. 식스센스보다 무서운 영화들 잘 알지. 왜 모르겠어. 본 적도 많아. 대부분 끝까지 못 봐서 그렇지. 내가 남들에 비해 공포라는 오락을 유난히 못 견디는 편이긴 하다. 그렇다고 담쌓고 지내는 건 아니고. 공포만큼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락도 드물지 않나. 랑종처럼 무섭다고 소문 영화는 그렇게 보고 싶더라고, 랑종을 보고 싶은 이유는 하도 무섭다길래. 랑종을 보기 싫은 이유는 하도 무섭다 그래서. 도대체 얼마나? 정식 개봉 이후 반응이 개봉 전 반응만치 못한 것 같던데, 그러면 난 또 '어.......

슈퍼 쫄보의 공포영화 섭렵기 [내부링크]

<랑종>으로부터 시작된 상념들. 공포영화란 무엇인가. 난 왜 공포영화를 못 보는가. 공포영화를 못 보는 걸 알면서 왜 자꾸 보고 싶어지는 걸까. 그리하여 내린 결론. 부딪혀보자. 공포영화란 게 결국은 오락거리일 뿐인데 보네 못 보네 하면서 유난 떠는 것도 우습고, 누군가는 신나게 즐기고 있는 걸 나는 못 즐긴다는 게 섭섭하기도 하여 공포영화에 도전해보고자 한다. 무섭다고 소문난 영화들 찾아보고 호러 역사에 길이 남은 작품들도 챙겨보면서 공포영화 전문가들의 리뷰와 나무위키의 도움을 받아 공포영화를 섭렵해볼 생각이다. 이건 마치 롯데월드 어드벤처 자이로드롭 대기줄에 선 느낌. 기대와 걱정 흥분과 두려움 그리고 자.......

그 옛날 심야 라디오 [내부링크]

운전하며 집에 돌아오는 길. 시간은 저녁 7시 반쯤. 시뻘건 해가 지평선에 닿을랑 말랑하며 마지막 열기를 뿜어내고 있을 때 문득 옛날 라디오 생각이 났다. 스무 살 때 자주 듣던 심야 라디오들. 유희열의 음악도시라든지. 혹시나 다시 들을 수 있을까 해서 유튜브 검색을 해보니 있다. 그것도 편집되지 않은 전체 방송들이. 그중 1999년 4월 19일 자 방송을 들었다. 방송 들으며 알았는데 이날이 유희열의 스물아홉 번째 생일이었다고. 오늘 너무 많은 축하를 받아 행복하다는 오프닝을 지나 당시 최고의 부가가치 사업으로 손꼽히던 애니메이션 산업을 소개해 줄 교수님이 초대석에 나왔고 방송 막바지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는.......

말할 수 없이 허한 마음과 병천순대국밥 [내부링크]

얼마 전 일이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말할 수 없이 마음이 허해서 라임이를 어린이집에 바래다주고 천안 병천 순대거리에 가서 순대 국밥을 먹었다. 집에서 병천순대거리까지는 자차로 1시간 50분 거리. 국밥 한 그릇 먹자고 휴가까지 내고 거기를 갔어야 했나 싶지만 그날 아침은 그래야만 했다. 이 정도로 허한 마음은 격렬하게 찐하고 뜨거운 국밥만이 달래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선에서 그런 국밥은 천안 병천에 있었다. 천안 병천 순대거리는 천안에서도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작은 마을이다. 순대거리 이전에 '아우내 장터'로 유명하다. 1919년 음력 3월 1일에 유관순 열사가 군중과 함께 대한독립 만.......

흑미도우는 진짜 못 참겠다 [내부링크]

아니 제가 취향이 까다로운 거 사실이고 좋아하는 게 많은 만큼 싫어하는 것도 많고 그러거든요. 근데 속은 그렇다 쳐도 맘에 안 드는 거 하나하나 드러내는 거야 말로 꼴불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참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맞춰 살고 있단 말이에요. 솔직히 제가 그렇게까지 까다로운 편도 아니에요. 아주아주 가끔 좀 불편한 게 보이는 거지. 사사건건 뭐는 싫으네 뭐는 좋네 하는 거 진짜 별로잖아요. 특히 음식 앞에 두고 남들 맛있게 먹고 있는데 맛이 어떠니 재료가 어떠니 하는 건 최악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진짜 못 참겠을 땐 말을 해야 하잖아요. 내 블로그에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면 어디다가 푸나요. 그래서 말.......

마음을 다해 대충대충 [내부링크]

어제는 진취적인 글을 썼는데, 사실 나는 설렁설렁하는 게 좋다. 무리 없는 선에서 대충대충.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쉽게 쉽게. 나에게 만은 중력이 반 밖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듯이 사뿐사뿐. 뮤즈가 찾아오길 기다리며 밍기적 밍기적. 뮤즈가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일을 끝마칠 수 있는 태연함.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쓰되 진땀 빼지 않는. 영감이라고 포장된 딴 생각으로 가득한 머릿속. 마구잡이 떠오르는 딴 생각들을 노트에 쓱싹쓱싹 적어 놓고 하나씩 지워나가는. 그렇게 티 나지 않게 해온 일들이 소복소복 쌓여가는 삶.

관상 [내부링크]

연예인들의 과거 학폭 사실이 하나둘씩 드러나며 가해자였던 이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 그 와중에 ‘관상은 과학이다', '어쩐지 쎄 하더라니' 같은 반응이 눈에 띤다. 일 터지고 나니 쉽게 하는 말들이겠지만 나에게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나는 초식동물의 육감으로 저 사람이 나에게 위협적인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아마 난 전생에 톰슨 가젤이나 고라니였을 거야). 직감적 판단으로 나에게 무해한 사람과는 가깝게 지내고 반대 경우는 멀리하는 것. 그런 이유로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얼굴을 보며 역시 그런건가 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 심지어 의심이 가는(확신이 가는) 연예인이 더 있.......

꿈결 [내부링크]

어제는 라임이를 재운 뒤 방에서 나와 거실 쿠션에 기대 얕은 잠이 들었다. 곧장 침대로 갔으면 됐는데 왠지 자기가 아까운 거. 의식은 반쯤 깨어 있고 몸은 잠에 취한 채로 두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큰맘 먹었다는 듯이 일어나 양치를 하고 침대로 갔을 때는 밤 12시. 꿈에서 나는 방이 30개쯤 있는 빅토리아 시대 귀족의 집에서 살고 있었다. 문제는 주인 몰래 살고 있다는 것. 언제 주인이 올지 몰라 불안해 하다가 라임이 울음 소리에 잠에서 깼을 땐 새벽 3시. 무슨 꿈인지 해석할 겨를도 없이 비몽사몽 상태로 라임이를 달랬다. 육아를 하면 많은 시간을 꿈결 속에서 보낸다.

예상치 못한 하루 [내부링크]

출근하자마자 휴가를 내고 택시를 잡아서 서울 동쪽 끝에서 서쪽 끝으로 달려갔다. 부천 순천향대학병원은 처음 가봤다. 코로나 시대에 종합병원은 상상 이상으로 혼란 그 자체. 환자의 보호자는 병원 출입 금지라 병원 밖에서 9시간을 머물렀다. 그동안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핫초코를 마시고 늦은 점심으로 만두전골을 먹었다. 어찌어찌 입원 수속을 끝내고 나니 6시. 곧장 학교로 출발했는데 아무리 퇴근 시간이라지만 차로 두 시간이 걸릴 줄이야. 운전 중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추천한 포크 가수 김제형의 '실패담'이란 노래를 듣고 감탄했다. 학교에 도착해서 주차권을 사러 갔는데 이번 학기부터 일일 주차권을 팔지 않는다고.......

사인필드와 함께 커피 드라이브 [내부링크]

요즘 자기 전에 넷플릭스에서 '사인필드와 함께 커피 드라이브'라는 미국 토크쇼를 한두 편씩 보고 있다. 제리 사인필드는 미국 최고의 코미디언 중 하나라고 하는데 국내 인지도는 낮은 듯. 우리나라로 치면 신동엽 같은 느낌이려나? 이 사람이 미국 최고의 코미디언들을 초대해 근사한 차를 타고 커피를 마시러 가시는 내용이다. 게스트가 어마어마하다. 원제는 'Comedians in Cars Getting Coffee'. 처음엔 지극히 미국적인 수다가 재미없어서 보다 껐는데 다시 보니 꽤 매력적인 작품. 잘 내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기분(보는 내내 커피 내리는 장면이 나와서 그럴지도). 최고의 코미디언들이 만나 시시한 농담을 나누고.......

웃음 [내부링크]

아직도 사람들은 웃음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웃음은 기분 좋을 때 터져 나오는 '현상'만이 아니다.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여럿이 모여있는 회의실을 생각해 보자. 몇 시간째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사람들은 지치고 예민한 상태. 회의실의 공기는 점점 무거워지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 순간 누군가 던진 예상치 못한 유머에 모두들 웃음이 터진다면? 이때의 유머는 아무도 풀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문제를 한순간에 해결해버리는 힘을 발휘한다. 다 같이 크게 웃었다는 이유만으로 기분이 풀어지고 너그러워지고 새로운 아이디어.......

코로나19 시대의 밤 열시 지하철 [내부링크]

늦은 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지하철 승강장이 학생들로 바글바글하다. 다들 공부하느라 고생이네,라고 생각하고 보니 밤 10시경. 아아, 이 친구들 술집 영업 마감 시간 10시를 꽉 채우고 놀다 가는 거였구나. 어쩐지 지하철이 술 냄새로 가득하더니만. 라인을 갈아타고 나서도 지하철 북적임은 그대로. 술 냄새도 그대로. 술자리를 급히 끝내고 우르르 몰려나와 지하철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풍기는 에너지는 평소와 다른 무언가가 있다. 아쉬움, 피로, 약간의 흥분, 약간 몽롱함, 완전하지 못한 세상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애환? 코로나 시대의 밤 열시 지하철 풍경은 두고두고 기억이 남을 것 같다.

핵심만 말할 수는 없나요 [내부링크]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사람마다 판단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 생각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과 듣고 싶지 않은 말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게 참 어렵다. 말을 하다 보면 이 말은 꼭 하고 싶고, 저 말은 왠지 도움이 될 것 같고 해서 결국 온갖 쓸데없는 말로 가득 차 버린단 말이지. 나도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랜 시간 노력해온 사람으로서(열 줄 쓰기도 그 연습의 연장선) 한마디 해볼까. 메시지가 정리가 잘 안될 땐 듣는 사람을 한 번 더 생각한다. 듣는 사람의 시간을 아껴 주겠다는 사명감으로 핵심에 벗어나는 말은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50장짜리 논문이든 100장짜리 보고서든.......

이사를 했다 [내부링크]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한지 3주가 지났다. 이사를 한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정리 중이다. 라임이 방을 만들고, 옷을 정리하고 책을 정리하고 기타 등등을 정리한다. 기존 집에 있던 가구는 대부분 버리고 하나하나 다시 사는 중이다. 가구라는 건 집에 들어와서 자리 잡고 나면 지구가 멸망해도 그 자리를 지킬 것만 같아서, 사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밤마다 인터넷을 뒤지고 주말엔 이케아를 간다. 커튼과 블라인드를 달고 에어컨을 설치하고 다용도실을 꾸미고 화분도 몇 개 샀다. 아직도 할일이 꽤 남았다. 그래도 밤에 커피 한 잔을 내리고 빗소리를 들으며 블로그에 몇 줄 끄적일 여유는 생겼다.

타임 저글링 [내부링크]

이사하느라 고생을 좀 하고 이제야 블로그에 글을 쓸 여유가 생겼다며 블로그에 글을 쓴 지 한 달 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그동안 있던 여유도 씨가 말랐다. 매일 밤 못한 일을 잔뜩 끌어안고 마지못해 잠을 잤다. 끝내지 못한 뭔가를 남겨 둔 기분은 유쾌하지 못하다. 벌려 놓은 일이 많았다. 회사 일은 점점 바빠지는데 매주 도시팝을 녹음하고 편집한다. 대학원도 다닌다. 1학기 땐 설렁설렁 다닐만했는데 2학기가 되니 수업 강도도 세고 특히 과제가 살인적이다. 요즘은 미래를 위해 투자 공부도 한다. 사실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실전 투자를 시작했다. 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라임이는 뭐.......

커피가 나를 거부한다면 [내부링크]

나는 살면서 수 십 잔의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쏟았다. 흰색 티셔츠에도 쏟았고 검은색 티셔츠에도 쏟았다. 빳빳하게 다린 셔츠에도 쏟았다. 당연히 바지에도 쏟았다. 가방에도 쏟았다. 자동차 시트에도 쏟았고 컵 홀더에도 트렁크에도 쏟았다. 라임이 유모차에도 쏟았다. 한 번 쏟은 곳이라고 다음에 안 쏟지 않는다. 쏟은 데 또 쏟는다. 지난주에는 라지 사이즈에 가득 담긴 아메리카노 반 잔을 차에 쏟았다. 테이크아웃 잔 아래가 갑자기 터져 버렸기 때문이다. 왜 터졌는지 당최 모르겠다. 한동안 커피를 안 쏟았기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쏟지 않은 커피를 한 번에 쏟았나...라는. 만약 사실이라면 너무 소름 끼치잖아. 란님은.......

말을 못 해서 고민 [내부링크]

나는 말을 잘 못한다. 할 말이 있는데 못하는 그런 거 아니고 누군가 앞에서 말문이 막히는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말을 못 한다. 말이 뒤죽박죽이 되고 자주 길을 잃고 어버버하기도 한다. 달변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그저 생각을 최소한의 말로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왜 못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대략 추측하면 생각은 많고 성격은 급해서인 것 같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입 밖으로 내뱉으려다가 병목 현상이 생겨 두서 없이 말이 튀어나오는 뭐 그런. 혹시나 해서 란님한테 '내가 말을 잘 못하는 거 같냐'라고 물었더니, 란님은 시합 종료 1분 전 페널티킥을 얻는 축구 선수처.......

단편적인 하루 [내부링크]

오랜만에 출근해서 영상 촬영을 했다. 컨셉이 확실하면 어떻게 찍어도 그림이 나온다. 퇴근길에 천명관 작가의 소설 '고래'의 오디오북 샘플을 잠깐 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집중이 잘 된다. 사서 들어볼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고래는 내 평생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 2위에 빛나는 작품이다. 다른 오디오북도 더 찾아봐야지.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은 예상외로 시시하게 끝났다. 뭔가 더 드라마틱 한 결말을 기대했는데. 누군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하겠지만 내 느낌엔 용암처럼 들끓던 에너지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는걸. 버려진 이에게 위로를 이겨낸 이에겐 축복을.

최고가 되면 그럴 거 같아 [내부링크]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을 때 가장 좋은 점은 최고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거다. 최고는 최고들과 어울린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최고들끼리 만나서 일을 하니 결과물은 더 좋아질 수밖에 없고 더 큰 명성을 얻는다. 심지어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도 사람들은 최고와 최고의 만남 자체에 찬사를 보낸다. 일종의 승자 독식 또는 비슷한 사람끼리는 끌리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 최고가 되면 알게 되는 의외의 사실도 있다. 우러러보던 그 사람이 생각보다 별 것 아니라는 사실. 맞부딪혀 보면 다 거기서 거기라는 거. 내 얘기는 아니고 그냥 그럴 거 같아서.

넘버원 놀이 [내부링크]

평생 단 한 작가의 책만 읽어야 한다면 하루키가 좋겠다. 나는 잡식성이라 흥미가 가는 온갖 책들을 다 읽어보는 편인데 여러 책을 읽다보면 100권의 책보다 하루키을 책 한 번 더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평생 단 한 가수의 음악만 들어야 한다면 비틀스다. 음악도 마찬가지로 힙합, 락, 팝, 재즈, 가요 닥치는 대로 듣는데 문득 다 지겨워지면 비틀스를 찾게 된다. 평생 단 한 감독의 영화만 봐야 한다면 타란티노를 택하겠다. 영화를 꽤 봤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아직까지 타란티노 영화보다 재밌는 영화를 찾지 못했다. 평생 단 하나의 드라마만 봐야 한다면 오피스를, 평생 단 하나의 만화를 봐야 한다면 슬램덩크를 보겠다. 그.......

글을 너무 오래 쓰는 문제 [내부링크]

음, 요즘 글 하나 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게 블로그든 메일이든 메신저든. 글 재주가 없어서 늘 오래 고민하고 여러 번 검토하며 쓰는 편이긴 하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스스로에게 답답함을 느낄 정도. 글이고 오디오고 영상이고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져버리는 세상에 시답지 않은 글 몇 줄 써보겠다고 끙끙대는 게 우습기도 하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되지! 싶은데 맘처럼 쉽지 않고. 이유를 안다. 내 글이 남들에게 후져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원래 나보다 더 멋진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는 허영심. 내 자존감이야 원래 시도 때도 없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요즘 특히 내려가 있는 듯. 내가 나답게 사는 게 뭐 이리 어.......

승리호 [내부링크]

1. VFX 끝내준다. 2. 특히 기동대 메카닉 디자인이라든지, 클럽 씬, 업동이 작살 액션 션은 정말 훌륭해. 3. 비주얼은 어느 정도 됐으니 앞으로는 오디오도 신경 써줬으면 (붕 떠있는 더빙) 4. 캐릭터 설명이 심각한 수준이라 '어라 갑자기 왜?'라고 따지기 시작하면 영화 끝까지 못 본다. 5. 악당이란 자고로 '저놈을 어떻게 이겨' 같은 느낌이 나야 하는데 여기 악당은 나올 때마다 하품이 나온다. 6. 태호(송중기)의 신파 씬은 보다가 결국 빨리 감았다. 7. 태호네 부녀 관계는 그렇게 처절하게 그려놓고, 꽃님이네 부녀 관계는 남보다 약간 더 친근해 보이는 정도? 8. 그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정이 가는 승리호.......

모든 인생은 빛난다 [내부링크]

얼마 전 존경하는 어떤 분의 인생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자기 인생을 다수에게 이야기한다고 하면 적당히 포장할 법도 한데 이 분은 그저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래서 더 몰입됐고 울림도 컸다(워낙 달변가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7년 넘게 옆에서 일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따라다니며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는데, 내가 알았던 건 이 분이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 했던 극히 일부분이었음을 깨달았다. 어제는 케이블 티브이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유퀴즈'를 봤는데 이천에 사는 할머니가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듣는 모든 이를 숙연하게 만들 정도로 힘든 일들을 버텨내온 분이었다. 오늘은 남아공.......

버튼 덕후 [내부링크]

사실 나는 버튼 덕후다. 버튼만 보면 누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특히 아름다운 버튼을 보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내 기준에 아름다운 버튼은 자고로 보기에도 아름다울뿐더러 손가락에 닿을 때 착 붙는 듯한 쫀쫀한 질감을 가져야 한다. 또한 버튼과 구멍의 핏이 이태리 슈트처럼 딱 맞고 깊이까지 완벽하여 눌렀을 때 기대했던 딱 그만큼만 들어가야 한다. 소리도 중요하다. '딸각', '철커덕', '또각' 같은 소리가 나면 좋다. 소리가 안 나는 버튼은 매력이 덜하다.(그래서 실리콘 버튼이나 디지털 버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버튼이 뭐냐 하면, 이런 거 (디터람스 선생님이 만든 모든 버튼) 이런 거 이런 거.......

네가 훗날 이 글을 읽으면 [내부링크]

하루 종일 라임이는 집안 물건이 다 자기 것임을 주장하고, 온갖 일에 참견하며 자기가 하겠다고 떼를 쓴다. 머릿속에 딱 세 개의 명령어 - '나', '내꺼', '내가 할 일' 만 입력된 로봇 같다. 물론 귀엽다. 고사리 손을 쪼물락 거리며 귤을 깐다던지 물을 직접 마시겠다며 컵을 쫍쫍 거릴 때, 쓰레기 마저 자기가 버리겠다며 뒤뚱거리며 휴지통으로 갈 땐(이건 편하다) 웃음이 절로 난다. 문제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진 듯 울어 버린다는 것. 20개월 갓 넘은 아기에게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다 싶을 때가 있다. 바지에 밥풀이 붙어 있길래 떼줬더.......

모니터 사야겠다 [내부링크]

나는 큰 화면이 좋다.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게 좋다. 영화관에 가면 내 눈이 담을 수 있는 최대치 뷰가 확보되는 자리에 앉는다. 대개 앞에서 5~6번째 줄. 집에서 볼 때도 최대한 큰 화면으로 본다.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로 영화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할 때도 마찬가지. 광활한 모니터 화면에 포스트잇 붙이듯 창을 띄워 일해야 편하다. 재택근무할 땐 집에 모니터가 없어서 무척 섭섭하다. 카메라 뷰파인더만 보면서 전력질주하는 것처럼 답답해.

진취적으로다가 [내부링크]

일본 아사히 TV에서 방영하는 '참치에 인생을 건 사나이들' 이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다. 이건 또 뭐람, 하며 피식하고 보다가 금세 주먹을 꽉 쥐고 몰두하게 되는 그런 류의 다큐다.(고기잡이 방송이라 그런지 떡밥 투척 솜씨가 보통이 아님). 오늘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문득 참치를 잡아 올리던 어부들이 생각났다. 참치를 잡으려면 바다로 나가야 한다. 빚을 내서라도 배를 구해서 바다로 떠나야 한다. 도와주는 사람 없어도 작살이 말을 듣지 않아도 일단 배에 몸을 실어야 한다. 거친 파도를 깨부수며 나아가 먼바다에 배를 띄워야만 하는 것이다. 바다에 나간다고 참치를 잡는다는 보장은 없고 심지어 1년 내내 한 마리도.......

먹방 치료 [내부링크]

나는 만성 위 무력증을 앓고 있다 보니 음식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일이 자주 생긴다. 심할 땐 물만 ...

다이내믹 위켄드 [내부링크]

라임이가 태어난 이번 주말.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메이...

유튜브 [내부링크]

그저 도시팝에 삽입할 BGM을 찾을 생각이었다. 익숙한 멜로디의 올드팝 중에 가사가 절묘하게 맞는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