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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내부링크]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신형철 산문, 2018, 한겨레출판(주)< 책머리에 > 두번째 산문집을 묶으며 건축학을 잘 모르면서도 글 짓기는 집 짓기와 유사한 것이라 믿고 있다. 지면(紙面)이 곧 지면(地面)이어서, 나는 거기에 글을 짓는다. 건축을 위한 공정 혹은 준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식을 생산해낼 것. 있을 만하고 또 있어야만 하는 건물이 지어져야 한다. 한 편의 글에 그런 자격을 부여해주는 것은 (취향이나 입장이 아니라) 인식이다. 둘째, 정확한 문장을 찾을 것. 건축에 적합한 자재(資材)를 찾듯이, 문장은 쓰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특정한 인식을 가감 없이 실어 나르는 단 하나의 문장이 있다는 플로베르적인 가.......

스갱 아저씨의 염소 [내부링크]

스갱 아저씨의 염소알퐁스 도데 글, 프랭세스 캉캉 그림/ 이선오 옮김, 2015, 북비 스갱 아저씨는 염소를 기르면서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기르던 염소마다 같은 방법으로 잃고 말았거든요. 염소들이 하나같이 하루아침에 목줄을 끊고 산으로 달아나 늑대에게 잡아먹힌 거예요. 스갱 아저씨의 다정한 손길도, 늑대에 대한 두려움도 염소들을 막지 못했어요. 염소들은 그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드넓은 들판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마음씨 좋은 스갱 아저씨는 몹시 당황했어요. 염소들의 마음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아저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어요. “다 끝났어. 염소들은 이 집이 지루한 거야. 이제 난.......

상정어린이 여러분 반갑습니다 [내부링크]

상정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이 상정학교에 와서 여러분과 함께 생활한지 이제 일 주일이 되었습니다. 출근 첫 날, 조회시간에 여러분에게 인사를 하고, 교실을 다니면서 여러분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처음의 만남이라 낯설고 어색하기도 하였지만, 호기심과 반가움이 섞인 여러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후 등굣길에서 그리고 복도에서 여러분을 만날 때, 반가워하며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사람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함께 산다는 것은 서로 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관계가 이루어지면 우리는 무엇인가를 주고받게 됩니다. 무엇을 주고받는다고 하니.......

안나 카레니나 1 [내부링크]

안나 카레니나레프 톨스토이/ 연진희 옮김, 2018, (주)민음사1부1.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p.13)5. 모스크바의 한 관청에서 3년째 책임자의 자리를 맡는 동안 스테반 아르카지치는 동료, 부하 직원, 상관, 업무상 그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사랑은 물론 존경까지 받았다. 직무상의 이런 일반적인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스테반 아르카지치의 주된 특징 때문이었다. 그 가운데 첫 번째는 사람들에 대한 극도의 관용으로, 이는 대체로 그가 자신의 결점을 스스로 잘 알았던 데서 비롯되었다. 두 번째는 철저한 자유주의로, 이는 그가 신문에서 읽고 익힌 것이.......

학교 숲 이야기 [내부링크]

상정어리이 여러분! 여름방학을 마치고도 계속되던 무더위가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에 밀려 물러가고 이제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고 하지요. 논과 밭에 오곡백과가 무르익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논밭의 곡식을 자주 볼 수가 없어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자연과 자꾸 멀어지고 있지 않은가 하는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교장선생님은 상정학교에 처음 부임하던 날, 학교가 아담하고 깨끗하여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은 시골에 있는 자연친화적인 학교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인 학교 숲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상정학부모님께 [내부링크]

상정학부모님 안녕하세요?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을 가족 친지들과 함께 잘 보내셨는지요? 이번 추석은 날씨도 맑고 연휴가 길어서 조금은 여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상정학교에 부임한 지도 이제 3주가 지나갔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쁜 날들이었지만, 어린이,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님의 따뜻한 환영으로 잘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학교홈페이지 ‘교장선생님 이야기’ 코너에 매주 한 편의 글을 올려 상정어린이들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직접 어린이들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이렇게 사이버 공간을 이용하여 만나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는 어린이들에게.......

안나 카레니나 2 [내부링크]

안나카레니나레프 톨스토이/ 연진희 옮김, 2017, (주)민음사3부1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코즈니셰프는 정신노동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여느 때처럼 외국으로 가는 대신 5월 말에 시골의 동생 집을 찾았다. 그의 신념에 따르면, 가장 멋진 생활은 다름 아닌 시골 생활이었다. 그는 이 생활을 즐기기 위해 지금 동생의 집으로 온 것이다. 콘스탄친 레빈은 무척 기뻤다. 게다가 올여름에는 니콜라이 형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더욱 기뻤다. 하지만 콘스탄친 레빈은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를 사랑하고 존경하면서도 그와 함께 시골에서 지내는 것이 불편했다. 시골에 대한 형의 태도를 보노라면 거북하고 심지어 불쾌한.......

오케스트라 이야기 [내부링크]

상정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날씨가 바뀌는 환절기에는 건강에 유의하세요. 건강을 유지하려면 깨끗한 몸, 계절에 맞는 옷차림, 충분한 영양 섭취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우리 학교 화단에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데,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나요? 과꽃, 베고니아, 빨간 맨드라미, 노란 메리골드가 피어있고, 국화도 이제 막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어요. 유치원 교실 앞 화단에는 붉은 실 같은 ‘꽃무릇’이 무리지어 피어있고, 고구마 밭에는 고구마 꽃도 피어 있어요. 고구마 꽃은 마치 나팔꽃을 닮았네요. 이처럼 우리 주위를 잘 살펴보면 재미있고 신기한 것들이 많답니다........

책을 읽으며 꿈을 키우기 [내부링크]

상정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2학기가 시작된 지도 한 달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이 되었습니다. 10월은 국화가 활짝 피고 단풍이 곱게 물들며 들판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또, 하늘은 높고 말(馬)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독서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안중근 선생님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라고 하셨으며,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소중하다.”고 하였습니다. 지난번에.......

성운대사의 세상 사는 지혜 [내부링크]

성운대사의 세상 사는 지혜성운대사 지음/ 조은자 옮김, 2016, 운주사1장. 인간사(人間事) - 버려야 인간 번뇌에서 벗어난다 ‘독서’란 원래 아주 아름답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독서가 한 사람을 성공으로 이끌 수도 있고, 실패로 이끌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독서는 누군가에게는 쓸모 있지만, 또 누군가에는 전혀 쓸모 없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누군가에게 이치를 밝히게도 하지만, 누군가를 어리석게 만들기도 합니다. 독서는 겸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지식적으로 교만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독서가 누군가에게 열린 생각을 갖게 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완고하면서도 집착하게도 만듭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내부링크]

톨스토이 단편선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L.N.톨스토이 지음/ 권희정·김은경 옮김, 2009, 인디북 “우리는 우리의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미 죽음을 벗어나서 생명의 나라에 들어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죽음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 「요한1서」제3장 14절 “누구든지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의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도 마음의 문을 닫고 그를 동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하겠습니까?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우리는 말로나 혀끝으로 사랑하지도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합시다.” - 「요한1서」제3장 17-18절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신성한 씨앗 [내부링크]

신성한 씨앗골든 수피 센터 엮음/ 반다나 시바 서문/ 정홍섭 옮김, 2017, (주)좁쌀한알< 서문 >- 반다나 시바 ‘안남 브라만’ - 음식이 하느님입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입니다. 우리가 음식에 대해 부주의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부주의해집니다. 최후의 농민과 최후의 씨앗이 사라지고 나서야 우리는 깨어나게 될까요? 아니면 우리의 신성한 씨앗들을 지키는 신성한 의무에 귀의하게 될까요?(p.31)< 신성한 씨앗 - 그리스정교의 전통 >- 동방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바르톨레메우 총대주교 성하 모든 씨앗은 세상을 구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씨앗 하나하나 수많은 사람들을 굶주리지 않게 해줄 수 있.......

바보 이반 이야기 [내부링크]

톨스토이 단편선바보 이반 이야기L.N. 톨스토이 지음/ 권희정·김은경 옮김, 2009, 도서출판 인디북 옛날 옛적 어느 나라의 어떤 지방에 한 부유한 농부가 살았다. 그에게는 군인 시몬과 뚱보 타라스, 바보 이반이라는 세 아들과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딸 마르다가 있었는데 마르다는 귀머거리에 벙어리였다. 군인 시몬은 싸움터에 나가 왕을 섬겼고, 뚱보 타라스는 도회지의 상인을 찾아가 장사를 배웠으며, 바보 이반은 마르다와 집에 남아서 허리가 굽을 때까지 땅을 갈았다.(p.173) 군인 시몬은 높은 지위와 넓은 토지를 얻고 귀족의 딸과 결혼했다. 급료도 많고 토지도 많았지만, 수지를 맞출 수가 없었다. 남편이 벌어들인 것을 그의.......

톨스토이 평전 [내부링크]

톨스토이 평전로맹 롤랑 지음/ 김경아 편역, 2005, 거송미디어< 서문 > 톨스토이가 죽은 지 95년, 아직도 우리는 톨스토이를 그리워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작가이며 러시아 혁명을 조용히 이끌었던 혁명가이기도 했다. 그의 인생은 대개 몇 개의 토막으로 나뉠 수 있다. 우선 유년시절, 그리고 결혼과 함께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등의 대작을 남기며 작가로 성공을 하던 시절, 그리고 커다란 충격을 받고 인생 대 전환을 이룬 뒤, 사회사상가, 혹은 철학가로 사회변혁을 조용히 이끌었던 인물로 그의 인생을 구분할 수 있다.(p.4)< 사라져 간 빛 > 백년 전부터 이 지상에서 불꽃을 피우기 시.......

이반 일리치의 죽음 [내부링크]

이반 일리치의 죽음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지음/ 이강은 옮김, 2017, (주)창비1. 뾰뜨르 이바노비치는 갑자기 섬뜻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입술을 내리누를 듯 우뚝한 코와 흰 이마가 눈앞에 떠오르자 더럭 겁이 났다. ‘사흘 밤낮을 끔찍하게 괴로워하다 죽었다. 언제든지, 지금 당장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서늘한 두려움에 순간 몸서리쳤다. 하지만 곧바로 그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그건 이반 일리치의 일이지 자신의 일은 아니다, 자신에겐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다,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울적한 기분에 젖어서 그런 거다, 시바르쯔 얼굴.......

아버지 [내부링크]

아버지김정현 지음, 1997, 문이당1. 「췌장암이야.」 정수는 그런 것도 있었냐는 표정이었다. 「간, 위만큼이나 중요해. 그게 잘못되면 간도 기능을 못하고 췌액(膵液)이 분비되지 않아. 위도 소화기능을 못해. 벌써 위는 물론이고, 십이지장까지도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야…….」 (…) 「소주는 마셔도 되는 거야?」 남 박사는 정수의 빈 잔에 술을 채우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나마 다행이군.」 정수도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 않았다. 알코올로 씻어서 될 일은 아니었으나 치료제는 분명 아니었고, 결국 죽음의 선고였다. 어느 틈에 그토록 진행된 것인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상한 것은 아무런 두려움이나 애착이 생.......

톨스토이 참회록 [내부링크]

톨스토이 참회록톨스토이/ 김성일 지음, 2000, 혜원출판사1. 어린 시절의 추억 옛날이나 지금이나, 누군가의 생활이나 그의 행동에 따라 그가 신앙인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기란 불가능하다. 만약 드러내놓고 정교를 믿는 사람과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다 해도 그 점이 전자(前者)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과 다름없이 오늘날에도 이러한 정교를 인정하고 드러내놓고 믿는 믿음을 대개 어리석고 잔인하며 비도덕적인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 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명철·성실·정직·친절·덕성 등은 대개 자기 자신을 불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 발견된다.(p.10)2. 나의 젊은 시절 나는 시인이자 예술가이.......

위대한 개츠비 [내부링크]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민예령 옮김, 2012. (주)푸른책들1. 내가 조금 더 어리고 철이 없던 시절, 아버지께서 이런 충고를 해 주셨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질 때에는 모두가 너처럼 좋은 상황이 아니었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라.” 이 한 마디 말이 전부였지만, 우리 부자는 늘 이렇게 말을 아끼는 편이었고 나는 아버지가 굳이 말하지 않았던 더 큰 의미를 이해했다. 어쨌던 나는 아버지에게 이 말을 들은 이후로 어떤 것에 대해서 쉽게 판단을 내리지 않게 되었다.(p.11) 인간의 행위는 단단한 바위 위에 기초를 둘 수도 있지만 때로는 물컹한 습지 위에 기초를 두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시점이 지나고 나면 더 이.......

어느 독일인의 삶 [내부링크]

어느 독일인의 삶- 괴벨스 비서의 이야기는 오늘의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브룬힐데 폼젤 지음, 토레 D. 한젠 엮음/ 박종대 옮김, 2018, 열린책들< 서문 > - 토레 D. 한젠 “자신이 맡은 일에서 어떻게든 잘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되고 이기적인 일인가요? 그게 설사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는 걸 알았더라 하더라도 말이에요. 하지만, 그걸 알고서야 누가 그러겠어요? 그 정도까지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우리는 근시안적이고 무관심했어요.” - 브룬힐데 폼젤, 2013년 뮌헨 브룬힐데 폼젤은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들 중 한 사람, 즉 나치의 대표적 나팔수 노릇을 한 요제트 괴벨스의 최측근이.......

이방인 [내부링크]

이 방 인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2012, 민음사1부.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뜻이 없다.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p.9)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나는 뛰어갔다. 그처럼 서둘러 대며 달음박질을 친 데다가 버스에서 흔들리고, 또 가솔린 냄새, 길과 하늘에 반사되는 햇빛, 그런 모든 것 때문에 나는 졸음에 빠져버렸다. 나는 차를 타고 가는 동안 거의 내내 잤다. 잠을 깨고 보니 어떤 군인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는데, 그는 나에게 웃어 보이며 먼 데서 오느냐고 물었다. 나는 더 말하기가 싫어서 “네·하고 대답했.......

보바리 부인 [내부링크]

보바리 부인플로베르 지음/ 박지향 옮김, 2011, 삼성출판사(제1부) 지금도 동급생 중 그(샤를 보바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는 교실에서는 열심히 듣고, 쉬는 시간엔 잘 놀고, 자습실에서는 공부하고, 침실에서는 잘 자고, 식당에서는 잘 먹는 얌전한 아이였다.(p.13) 샤를은 기뻤다. 그녀와 마주 앉아 먹는 식사, 저녁 길의 산책, 커튼 고리에 걸린 아내의 밀짚모자, 그리고 지금까지 꿈조차 꾸어 보지 못했전 갖가지 일들이 그의 행복이 되어 있었다. 이제는 저 아름다운 여인을 일생동안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그에게 세계는 아내의 그 보드라운 감촉으로 완전하게 한계 지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그리스인 조르바 [내부링크]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2016, (주)열린책들1. 인간의 영혼은 육체라는 뻘 속에 갇혀 있어서 무디고 둔한 것이다. 영혼의 지각능력이란 조잡하고 불확실한 법이다. 그래서 영혼은 아무 것도 분명하고 확실하게는 예견할 수 없다. 짐작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우리 이별은 얼마나 다른 것일 수 있었을까.(p.14) “산투르를 다룰 줄 알게 되면서 나는 전혀 딴사람이 되었어요.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빈털터리가 될 때는 산투르를 칩니다. 그러면 기운이 생기지요. 내가 산투르를 칠 때는, 당신이 말을 걸 수도 있겠지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해요. 하려고 해도 안돼. 할 수가 없어.......

호밀밭의 파수꾼 [내부링크]

호밀밭의 파수꾼J.D.샐린저 지음/ 김욱동, 염경숙 옮김, 1994, 현암사 걔(펜시학교 교장의 딸)가 마음에 들었던 건 자기 아빠가 얼마나 엉터리 같은 인물인지 주제 파악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p.8) (스펜서 선생님) “인생은 게임이지. 인생이란 누구든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게임과 매한가지인 게야.” “그렇습니다. 저도 압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웬 게임. 하긴 거창한 게임이지. 만일 굉장한 놈들 편에 속해 있으면 그건 게임이 되겠죠. 인정한다구요. 하지만 다른 편에 있을 때면, 말하자면 우수한 놈들이 없는 편에 속해 있을 땐 무슨 놈의 게임이 되겠냐구요? 말도 안 되죠. 게임이라뇨.(pp.14-15) (스펜서 선생님) “.......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내부링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류시화 옮김, 2005, 김영사(파주)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다. 종교를 믿든, 안 믿든, 또는 어떤 종교를 믿든 우리 모두는 언제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행복은 각자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믿음이다.” - 달라이 라마< 행복을 위한 지침서 >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당신이 이미 행복하다면 그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벵갈의 성자 라마크리슈나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

사라진 스승 [내부링크]

사라진 스승- 다시 교사의 길을 묻다 -정순우·정미랑 엮음, 2019, 현암사(마포) < 머리말 > 스승에 관한 동서양의 대화- 정순우(한국학대학원 교수) 이 책은 사제 관계의 문제를 고전에 기대어 풀고자 한다. (…) 혹자는 참 스승의 원형을 수사(洙泗, 공자)나 도산(陶山)의 유위(有爲)적 삶에서 찾고, 어떤 이는 아득한 평원 너머의 노장적인 무위적 탈속 속에서 구하며, 또 다른 필자는 고대 희랍의 언덕 위에 선 철인의 성찰 속에서 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필자들이 제시하는 스승상은 서로 그 결은 달리하지만, 내면을 관류하는 공통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 필자들이 찾는 참 스승은 모두 그들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위해 헌.......

장자, 도를 말하다 [내부링크]

오쇼의 장자 강의장자, 도를 말하다- 오쇼 지음/ 류시화 옮김, 2006, 청아출판사(파주)첫째 날 아침, 신발이 발에 맞으면 목수로 유명한 공수는 아무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도구를 사용한 것보다 더 완벽한 원을 그릴 수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무에서 형태를 낳고 그의 마음은 자유로워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무심의 경지에 있었다. 무엇에도 자신을 맞출 필요가 없었다. 마음은 더없이 단순한 상태가 되어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았다. 신발이 발에 꼭 맞으면 발의 존재를 잊는다. 허리띠가 허리에 꼭 맞으면 허리의 존재를 잊는다. 마음이 옳으면 모든 옳고 그름의 판단을 잊는다. 무리하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조르바 붓다의 혁명 [내부링크]

조르바 붓다의 혁명오쇼 강의/ 손민규 옮김, 2013, 젠토피아< 위대한 통합, 조르바 붓다 > 조르바 붓다는 새로운 인간이다. 그는 혁명가이다. 그의 혁명은 인간의 분열증을 치료한다. 이중분열, 즉 정신주의에 대립되는 물질주의와 물질주의에 대립되는 정신주의를 모두 제거한다. 조르바 붓다는 육체와 영혼의 공존을 선언한다. 모든 존재가 영성으로 가득 차서 산조차도 살아 있으며 나무도 예민한 감수성을 갖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모든 존재가 물질과 의식 둘 다에 속하거나, 또는 물질과 의식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되는 하나의 에너지일 뿐이라고 조르바 붓다는 말한다. 정화된 에너지는 의식에서 나타나고, 정련되지.......

스토너 [내부링크]

스토너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김승욱 옮김, 2015, (주)RHK1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어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도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노장교수들에게 스토너의 이름은 그들을 기다리는 종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과거에 대해 아무것.......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내부링크]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2018, (주)나무의마음< 서문 > 이 책을 헌법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으시면 의외로 재미있을 겁니다. 재밌는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읽으시면 의외로 무게가 있을 겁니다. 잘되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훌륭한 책이 되겠죠. 둘 다 잘 안 되면 죽도 밥도 아니겠죠?(그런데 죽도 몸에 좋고 밥도 몸에 좋은데……)1장.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이제라도 헌법이 법조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살아 움직이면 좋겠어요. 헌법은 우리의 권리를 명시해 놓은 것이니까 국민 각자가 헌법 해석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헌법을 비롯해.......

안녕 주정뱅이 [내부링크]

안녕 주정뱅이권여선 소설집, 2017, (주)창비< 봄밤 > 노보드보로프라는 혁명가는, 똘스또이에 따르면, 이지력은 남보다 뛰어나지만 자만심 또한 굉장하여 결국 별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그 까닭인즉, 이지력이 분자라면 자만심은 분모여서 분자가 아무리 크더라도 분모가 그보다 측량할 수 없이 더 크면 분자를 초과해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 “내가 생각해봤는데 이 비유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킬 수 있을 것 같아. 분자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놓고 분모에 그 사람의 나쁜 점을 놓으면 그 사람의 값이 나오는 식이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단점이 더 많으면 그 값은 1보다 작고 그 역이면 1보다 크고.” “.......

복종에 반대한다 [내부링크]

복종에 반대한다-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온전한 삶을 위해 -아르노 그륀 지음/ 김현정 옮김, 2018, 도서출판 더숲< 프롤로그 > 복종을 권하는 사회 사람들은 복종하지 않으면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 때문에 우리를 억압하려는 이들에게 순응한다. 두려움은 이 억압자와 결속해 그들의 위력과 멸시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버린다. 이러한 이유로 극우주의 성향의 통치자들이 특히 사회 변혁의 시기에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이러한 통치자는 복종을 기대하고, 복종을 자기 권력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신호로 여기며 그것을 강화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이런 과정이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열 두 발자국 [내부링크]

열 두 발자국정재승 지음, 2018, (도서출판)어크로스1부.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 : 뇌과학에서 삶의 성찰을 얻다 첫 번째 발자국. 선택하는 동안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습니다. 혁신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혁신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중요한 건 계획을 완수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면서 실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습.......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부링크]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문적 글쓰기 -박민영 지음, 2019, (주)샘터사1장. 개인적 존재에서 사회적 존재로 < 작가는 왜 고독이 필요할까? > 인간은 작은 존재입니다. 세상은 어마어마하게 크고요. 그런데 세상이 아무리 커도 나를 통해서만 인식이 가능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세상이 인식되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글쓰기는 그렇게 인식된 것을 쓰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세계를 인식하는 유일한 통로인 자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글쓰는 사람은 홀로 앉아 세상일에 대해 이래저래 따져 봅니다. 인간의 사유대상은 세계입니다. 글쟁이 하나가 감히 세상 전체를 대상화해서 분.......

몸은 사회를 기록한다 [내부링크]

몸은 사회를 기록한다- 우리 몸에 새겨진 불평등의 흔적들 -시민건강연구소 씀, 2018, 도서출판 낮은산< 들어가며 > 현재 건강 담론은 기이하게 양분되어 있다. 한쪽에서는 각종 효소와 자연 요법, 자연인의 삶이 바람직한 것으로 간주된다. 다른 쪽 끝에는 첨단 의학이 기세를 떨치고 있다. 피 한 방울로 온갖 질병을 진단해 낼 수 있고, 로봇과 인공지능, 유전자의 줄기세포로 세상에 치료하지 못할 병이 없어 보인다.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개인의 올바른 지식, 건강 행동의 실천, 최첨단 서비스의 구매를 통해 우리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도 과연 그러한가? 어떤 진공 속의 세상, 영화 속의 세상이기에 모두가 그토.......

사라진 교사를 찾습니다 [내부링크]

사라진 교사를 찾습니다실천교육교사모임 지음, 2018, 도서출판 우리학교< 좌담에 앞서 > 지금 우리 교육이 향하는 곳 우리 교육에 관해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목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 전혀 논의하지 않는 상태에서 “입시를 어떻게 할까”하는 이야기만 한창 늘어놓고 있습니다. 목표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 어떤 시민을 만들 것인가, 그 시민에게 필요한 소양은 무엇이며, 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여.......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 [내부링크]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2018, (주)은행나무1. 교양이란 무엇인가? 교양이란 사람이 자신에게 행하는, 그리고 자신을 위해 행하는 어떤 것을 말합니다. 교양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교육은 타인이 나에게 해줄 수 있지만 교양은 오직 혼자 힘으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양을 쌓는다는 것은 교육을 받는 것과는 실제로 아주 많이 다른 것입니다. 교육을 받을 때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집니다. 그에 반해 교양을 갖추려고 할 때는 무언가가 되려는 목적, 즉 이 세상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의식을 품고 노력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과 세계를 대면하는.......

오셀로 [내부링크]

셰익스피어 4대 비극W. 셰익스피어 지음/ 권응호 옮김, 1996, 혜원출판사이야고 : 우리는 저마다 다 주인 노릇을 할 수도 없거니와, 어디 또 주인이라고 아랫놈들이 굽실거리는 줄 아냐. 세상에는 그저 굽실거리며 일평생 충성을 다하는 녀석들도 많지만, 그 녀석들은 주인네 당나귀처럼 멍에를 메고 콩깍지나 얻어 먹다가, 늙으면 내쫓기기 마련이거든. 그런 병신들은 실컷 매나 좀 맞아야 옳지. 반면 충성을 가장하여 실속은 실속대로 차리고, 주인께 굽실굽실해 가면서 짜낼 대로 짜내가지고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그때는 제 자신에게 충성을 하게 되는 놈도 있거든. 이게 제 정신을 가진 축들이지. 내가 바로 이런 종류의 한 사람이란 말.......

리어왕 [내부링크]

리어왕W.셰익스피어 지음/ 권응호 옮김, 1996, 혜원출판사코디일러 : 아버님, 아버님은 저를 낳으시고, 기르시고 그리고 사랑해주셨습니다. 그 은혜의 보답으로 저는 당연히 할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아버님께 복종하고, 아버님을 사랑하고, 아버님을 누구보다도 공경합니다. 언니들은 오직 아버님만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왜 남편을 맞았습니까? 아마 저는 결혼한다면, 저와 맹세를 하는 남편은 저의 애정과 심로와 의무의 절반을 가져갈 것입니다. 저는 언니들처럼 오직 아버님만을 사랑하려면 결혼은 하지 않겠어요.(p.250)켄트 : 차라리 쏘십시오. 그 활에 제 심장이 뚫리는 한이 있더라도 괜찮습니다! 리어 왕의 마음에 광기가 있으시다.......

맥베스 [내부링크]

맥베스W.셰익스피어 지음/ 권응호 옮김, 1996, 혜원출판사마녀 일동 :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 날아다니자, 안개와 탁한 공기 속을.(p.364)밴코우 : 아무튼 이상한 일이지만 흔히 암흑의 앞잡이들은 사람을 해치고자 진실을 가지고 유혹을 하여 참으로 중대한 결과에 선 우리를 배반하거든(p.370)맥베스 : 두 가지는 맞았다. 왕위가 주제(主題)인 웅장한 무대의 근사한 서막이랄까. (…) 이 이상한 유혹은 흉조도 길조도 아니다. 글쎄, 흉조라면 먼저 진실을 보여 미래의 성공을 보증할 리는 없지 않겠는가? 사실 나는 코디 영주가 되지 않았느냐. 그렇지만 길조라면 왜 내가 그런 유혹에 빠져야 하는가? 그 무서운 환.......

『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 [내부링크]

『햄릿』의 수수께끼를 풀다가와이 쇼이치로 지음/ 임희선 옮김, 2009, 시그마북스제1장. 햄릿은 우유부단한 철학 청년인가?- 낭만주의 해석의 오류 햄릿이 복수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그 섬세하고 약한 성격, 혹은 약한 의지 때문이라는 것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가장 지배적인 해석으로 자리 잡았다.(p.32) 필자는 ‘이제껏 그만큼 햄릿의 성격에 대해 공허한 말들을 늘어놓았으니 이제는 그를 원래 있던 극 속으로 돌려놓는 편이 좋을 듯하다’는 엘리엇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문화 속으로 작품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문화 속으로 우리가 들어가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밟아보면 『햄릿』이 졸작.......

어린왕자 두번째 이야기 [내부링크]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진 옮김, 2012, 지식의 숲< 다시, 어린왕자를 만나다 > 파타고니아의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어. (…) 거긴 가장 가까운 마을이라고 해 봐야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외딴 곳이었거든. 그런데 집도, 담도, 심지어 나무 한 그루도 보이지 않는 그 허허벌판의 한 복판에, 어떤 아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평화롭게 잠을 자고 있는 거야.(p.24)< 긴 이야기가 시작되다 > “눈 먼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라면 아무도 볼 수 없는 것들을 보잖아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틀림없이 가장 용기 있는 사람들이에요.”(pp.33-34)< 찾고 또 찾으면 답이 보인다 > “문제라.......

창의성의 즐거움 [내부링크]

창의성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노혜숙 옮김, 2013. 북로드Prologue. 삶에서 차지하는 창의성의 가치 우리 모두는 두 가지의 상반된 성향을 지니고 태어난다. 자기 보존, 자기 권력 확대, 에너지 축적을 위한 본능으로 구성된 보수적인 성향과 무엇인가를 탐구하고 새로움과 모험을 즐기는 본능으로 구성된 개방적인 성향이 그것이다. 창의성으로 이어지는 호기심은 후자에 속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성향을 모두 필요로 한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은 외부적인 도움이나 격려를 필요로 하지 않는 반면, 개방적인 성향은 돌보지 않으면 금방 시들어버리고 만다. 만일 호기심을 가질만한 기회가 거의 없고 모험과 탐구로 가는 길.......

GRIT 그릿 [내부링크]

GRIT 그릿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경 옮김, 2017, 비지니스북스제1부. 그릿이란 무엇인가? 제1장. 그릿, 성공의 필요조건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왜 그렇게 끈덕지게 자신의 일에 매달렸을까? 그들 대부분이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해 보일 만큼 큰 야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자신이 늘 부족해 보였다.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과는 정반대였다. 그럼에도 불만을 가지는 자신에게 정말로 만족을 느꼈다. 그들 각자가 비할 바 없이 흥미롭고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고, 목표의 달성만큼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만족을 느꼈다.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일 중에서 일부는 지루하고 좌절감을 안기고 심지어 고통스럽다고 해도.......

자기 앞의 생 [내부링크]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2014, (주)문학동네 처음에 나는 로자 아줌마가 매월 말 받는 우편환 때문에 나를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었다. 여섯 살인가 일곱 살 때쯤에 그 사실을 처음 알았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나는 로자 아줌마가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로만 알았고, 또 우리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밤이 새도록 울고 또 울었다. 그것은 내 생애 최초의 커다란 슬픔이었다.(p.10)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 “넌 아직 어려. 어릴 때는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 게 더 나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 [내부링크]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지음, 2017, 동아시아1. 말하지 못한 상처, 기억하는 몸 < 말하지 못한 내 상처는 어디에 있을까 > 구직 과정의 차별에 대해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한 여성 노동자와 학교폭력에 대해 ‘아무 느낌 없다’라고 답한 남학생은 모두 자신이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거나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차별을 겪고도 자신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말한 여성 노동자들은 차별을 경험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아팠습니다. 학교폭력을 겪은 후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이야기했던 다문화 가정 남학생들 또한 학교폭력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말할 수 있었던 학생들을 포함해, 다른 누.......

당신이 옳다 [내부링크]

당신이 옳다정혜신 지음, 2018, (주)해냄출판사1장. 왜 우리는 아픈가 1. 자기 소멸의 벼랑 끝에서 스타들이 겪는 공황장애의 근원을 살펴보면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들이 왜 이렇게 아픈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 스타란 너(대중)의 취향에 나를 온전히 맞추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생태계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다. 나를 너에게 맞추는 촉이 고도로 발달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다르게 표현하면 스타가 누리는 지위와 힘은 빼어난 재능과 고도의 촉을 바탕으로 자기 소멸의 경지에 다다른 이가 누리는 화려한 보상이다. 그게 스타의 본질이다. 스타가 가장 완벽하게 빛나는 순간은 나를 너에게.......

우리가 꿈꾸는 나라 [내부링크]

우리가 꿈꾸는 나라노회찬 지음, 2018, (주)창비 지금은 촛불 이후 시대입니다. 촛불이 세상을 바꾸었고, 촛불이 변화의 첫 단추를 끼워놓은 상황이지요. 그래서 촛불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무엇을 해야 촛불의 정신이 구현되고, 역사적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룰 새로운 시대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촛불 시대의 과제를 세 가지로 요악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바로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평화의 정착으로, 이 세 가지가 우리에게 떨어진 시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pp.39-40) 대한민국은 공정합니까? 죄가 있으면 처벌을 받고, 능력을 열심히 갈고 닦으면 취직이 되고, 일을 잘하면 상을 받고, 이렇.......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내부링크]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2012, (주)민음사1부. 가벼움과 무거움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뒤집어 생각해 보면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 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 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아이는 당신과 함께 자란다 [내부링크]

아이는 당신과 함께 자란다- 이철국 씀, 2018, 민들레1부. 진화하는 아이들 1장. 느리게 성장하는 아이들 아이를 인격체로 보고자 하면 그렇게 보이고, ‘인적 자원’으로 보고자 하면 또 그렇게 보인다. 만약 우리가 쓸모 없는 물건을 만든다면 우리 자신도 쓸모 없는 인간이 되는 것처럼, 만약 교사가 한 아이를 쓸모 없는 아이라고 단정하면 교사도 아이도 쓸모 없는 인간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은 쓸모 없는 사람들도 넘쳐날지 모른다. 아이가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아이는 늘 그 자리에 존재한다. 반면 아동기를 ‘미래’의 행복을 위한 준비단계로 여기는 사회에서 아이는 어디에도 존재.......

햄릿 [내부링크]

셰익스피어 4대 비극W. 셰익스피어 지음/ 권응호 옮김, 1996, 혜원출판사햄릿 : 아,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진 이 육체, 녹고 녹아 이슬이 되어 주었으면! 자살을 엄금하는 신의 계율만 없다면 자살해버릴 텐데. 아, 세상 일이 모두 따분하고 덧없다. 진부하기만 하고 무익하구나. 아, 싫다 싫어. 잡초만 무성한 땅 같은 세상, 천하고 더러운 것들만 활개를 치는구나. 게다가 이렇게 되다니-. 돌아가신 지 겨우 한 달, 아니 채 한 달도 채 못 된다! (…)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인가? 겨우 한 달. 니오베처럼 온통 눈물에 젖어 가엾은 아버지의 시체를 따라가던 신이 닳기도 전에, 아, 그 어머니가, 그런 어머니가 숙부의 품에 안기다니-.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