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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 각각의 계절 [내부링크]

- 저자 : 권여선 - 장르 : 소설 (276p) - 완독일 : 2024.02.11 각각의 계절 저자 권여선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5.07. 24p. 경애는 그렇다 치고, 부영이는 왜 내 전화돋 받지 않는 거니? 내가 묻는다. 부영이는 왜든 네 전화도 받지 않아. 정원이 답한다. 어떻게 네 추모 모임에도 안 오니? 어떻게든 내 추모 모임에도 안 와. 부영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부영이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든.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어떻게든 이렇게 됐어.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언제부터든 이렇게 됐어. 이유가 뭐든 과정이 어떻든 시기가 언제든 우리는 이렇게 됐어. 삼십 년 동안 갖은 수를 써서 이렇게 되었어. 뭐 어쩔 건데? 이미 이렇게 되었는데. #각각의계절 보고 읽어도 이해되지 않던 것들이 살다보면 '그렇구나' 그냥 알게 되는 날이 있다. 인생에 그런 날을 몇 번이나 마주했으며 앞으로 또 어떤 의문이 끊어지고 엮이며 '그렇구나'에 가닿

Feb. 2024 Ep 1. 나는 이제 서울이 조금 집 같기도 하고 [내부링크]

2/1 고도를 기다리며. 나는 인생을 습관처럼 살고 있나. 2/2 고도를 기다리며 연극을 보러 오후 반차 내고 동대문에 왔다. 오늘의 나들이 루트는 평양면옥-태극당-국립극장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명동까지 찍고 온 하루. 진짜 맛있었던 평양면옥. 평양냉면은 왜 비싼 음식으로 포지셔닝이 되었을까를 궁금해하며 즐겨 먹지는 않는데 여기는 양도 많다. 킥은 만두. 두부랑 채소가 완전 많이 들어가서 담백꼬소한 왕만두. 평양면옥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단로 207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체감 백년만에 오는 태극당. 예전엔 국립극장으로 공연도 자주 보러 왔는데 뭘 하고 사는거지. 뭘 많이 하긴 하는데 그게 뭘까? 습관처럼 관성처럼 살고 있는 지 다시 고민해 볼 문제다. 좋아했던 버터빵도 사고 식빵도 사고. 어쨌든 빛나고 값진 새해여라. 커피를 시켰지만 그래도 모나카 맛은 봐야 하니까. 케이스티파이 폰줄이 너무 비싸서 속상했던 날 위해 친구가 만들어준 폰 줄. 태극당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Feb. 2024 Ep 2. 달이 예쁜 날에도 일기는 '헛헛하다'로 시작한다 [내부링크]

2/12 설연휴 마지막 날. 그렇게나 돼지파티를 해놓고 또분식. (지금은 배달의민족 삭제행) 어제 친구가 준 루이보스티. 휴일 오후의 느긋함. 작년 유후인에서 사온 향을 피우며 바람처럼 봄을 기다려봄. 치앙마이에서 산 자기 잔에 호이안에서 사온 나무 티스푼으로 휘휘 저어보는 티. 오래도록 멀리 떠나 있어도 결국 살아낸 건 나. 나를 바탕하는 시간과 공간이 결속된 마침내의 지금. (무슨 말인지rg?) 돈 아낀다고 대용량 케라시스를 샀더니 두피가 난리가 났다. 결국 돈을 두 번 썼다. 이건 좋더라. 나이 들면 온몸이 다 예민해져서 좋아 보이려고 좋은 걸 사는 게 아니라 진짜 좋은 걸 써야 한다. 돈 많이 벌어야 한다. 2/13 연휴 끝. 출근하고 퇴근했다. 손톱달이 아주 예쁜 날이었는데도 이날 일기는 '왜이리 헛헛한 지 모르겠다'로 시작한다. <포지셔닝>을 읽었다. 2/14 운동 끝나고 요즘 가장 자주 만나는 동네친구들과 보글보글 내가 좋아하는 투다리 김치우동(과 소주). 2/16 금요

046. 포지셔닝 [내부링크]

- 저자 : 잭 트라우트, 알 리스 - 장르 : 마케팅/세일즈 (388p) - 완독일 : 2024.03.04 포지셔닝 저자 잭 트라우트 출판 을유문화사 발매 2021.03.30. 20p. 오늘날의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그 자체가 문제다.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커뮤니케이션 과잉 사회에 들어서 있다. 매년 전달하는 내용은 많아지는 반면 사람들이 수용하는 내용은 줄고 있다. 153p. 소비자와 의미론적 논쟁을 해서는 안 된다. 광고는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유혹하는 것이다. 296p. 모두의 마음에 들려고 하면 할수록 그런 상품은 모든 이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된다. #포지셔닝 광고 회사를 오래도록 다닌 터라 이론은 알 만큼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초반에는 포지셔닝이 이제는 특별할 것 없는 당연한 마케팅 이론이 아닌가(물론 이 책이 증명하여 40년을 살아남은 덕이라 하더라도) 생각했다. 시간 낭비인가? 그냥 읽지 말까? 그러나 끝까지 읽게 된 힘은 당연히 이론은 새로울 게

047. 원미동 사람들 [내부링크]

- 저자 : 양귀자 - 장르 : 소설 (428p) - 완독일 : 2024.03.09 원미동 사람들 저자 양귀자 출판 쓰다 발매 2012.12.25. 350p. 창가에 붙어 앉아 귀를 모으고 있으면 지금이라도 넘어져 상처입은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는 실패의 되풀이 속에서도 그들은 정상을 향해 열심히 고개를 넘고 있었다. 정상의 면적은 좁디좁아서 아무나 디딜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엄연한 현실도 그들에게는 단지 속임수로밖에 납득되지 않았다. 설령 있는 힘을 다해 기어올랐다 하더라도 결국은 내리막길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수긍하지 않았다. 부딪치고, 아등바등 연명하며 기어나가는 삶의 주인들에게는 다른 이름의 진리는 아무런 소용도 없는 것이었다. #원미동사람들 서른이 넘고 마주한 양귀자의 소설은 정말 어떻게 표현이 안 될 만큼 좋다. 이 책을 읽고 있자면 시대를 건너뛰고 지금의 내 나이 그대로 원미동 형제슈퍼 앞에 앉아 가만 그

Dec. 2023 Ep 2. 좌절의 인정은 성장의 확인 [내부링크]

십이월, 일상 둘 12/17 동네 친구들과 올해 첫 방어를 먹었다. 진짜 언제까지 이럴거니. 12/18 코엑스 별마당 쇼타임. 뭔가 비쥐엠이 롯데월드 생각나게 해서 잠시지만 꿈과 희망을 느꼈다. 트리도 있고요. 이거 매년 해놓는데 시즌이 지나면 어디에 보관하는걸까?라는 낭만 없는 생각만 했다. # 오늘 나의 눈길 특별하지 않은 날에도 항상 고마워. 인간다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Why so blue? 까만, 빛나는 것을 위한 12/20 내가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진짜 언제까지 이럴거니22) 12/21 너무 춥다. 볼따구 터질거 같지만 운동 가는 길입니다. 12/22 짐에서 하는 연말 파티c 선물 교환식도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그런데 이제 술을 페트로 마시는 ㅋ.ㅋㅋ. 올 한해도 다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운동했다. 다이어트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운동은 주 4-5회 꾸준히 한다. 해야 되는 일이 아닌 그냥 일상이 된 것만으로도 작년과 올해 운동습관 만들기 대성공. 12/23 숙취에

Dec. 2023 Ep 3. 해가 진다. 아니 실은 내가 변한거지 [내부링크]

십이월, 일상 셋 12/28 지구가 태양을 또 한 번 돌고. 연말을 핑계로 목포에 왔는데 어쩌다 영암의 낙지요리 맛집에서 시작하는 여행이다. 서울에선 낙지를 돈 주고 사 먹을 일이 없는데 앉자마자 볶음에 연포탕까지 딱딱 주문하는 어른 바이브라니. 아직도 햄버거 좋아하는 나는 응애야... 먼저 연포탕이 나왔다. 목포는 세발낙지라고 하죠. 목포나 영암이나 거기가 거기고 여하튼 어릴 때부터 낙지는 많이 먹었다. 그러고보면 서울 와서 식사의 수준이 많이 떨어진(?) 것인가 싶다. 낙지볶음도 불맛 나고 양도 많고 밥 한공기 뚝딱이었다. 재료 소진 되면 일찍도 문을 닫아버리는 식당이라고 한다. 아주머니들 친절하셨고 엄청 깔끔했다. 그러나 먹는 내내 우리엄마 낙지요리가 더 맛있다고 생각했다. 엄빠집 가기 전에 친구집에서 며칠 좀 놀다 가려고. 논다는 게 술 마시겠단 말이지만 뭐. 나름 이런저런 건설적인 대화도 나눈다. 목포 랑데뷰 첫날의 안주는 역전할맥 라볶기와 염통꼬치. 그리고 산책길에 사온

Jan. 2024 Ep 1. Life goes on. [내부링크]

1/1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왜 종말처럼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탄생처럼 케이크를 먹을까. 땅콩일기의 문장을 곱씹으며 그래도 오늘만큼은 새해 복 같은 요행도 바랐다. 그러나 내일은 출근을 하자. 1/6 새해 첫 주말은 대청소. 냉동실 청소를 하다 이런 것도 발견. 버리기 전에 마음에 한번 더 담고. 밤에는 이제서야 2023년 회고를 했다. 1월 - 퇴사. 순천-목포-광명 여행 2월 - 후쿠오카(다자이후-유후인) 여행 4월 - 도쿄(에노시마-가와구치코)-원주 여행 5월 - 뉴욕-토론토-나이아가라 여행 6월 - 치앙마이-방콕 여행 7월 - 목포-광주 여행 8월 - 정동진(-강릉) 여행 10월 - 제주-교토(-오사카)-여수 여행. 입사. 12월 - 목포-영광 여행 운동도 열심히 하고 독서모임도 꾸준히 나갔다. 무엇보다 이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고 글을 올렸네. 작년을 돌아보며 혼술을 하다 그만 이런 마음에 왈칵 해버리고 말았지. 1/7 주말의 상쾌한 해장은 매운 쌀국수로. 1/11 친구가

042. 데미안 [내부링크]

- 저자 : 헤르만헤세 - 장르 : 소설 (239p) - 완독일 : 2024.01.19 데미안 저자 헤르만헤세 출판 민음사 발매 2009.01.20. 142p.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149p.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212p. 사람들이 서로에게로 도피하고 있어. 서로가 두렵기 때문이야. 신사는 신사들끼리, 노동자는 노동자들끼리, 학자는 학자들끼리! 그런데 그들은 왜 불안한 걸까?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거야. 그들은 한 번도 자신을 안 적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데미안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이 무엇인지 왜 깨야 하는 지 그 이유는 모르겠고 온통 혼란스러워서 내내 떠돌던 날들 가운데 비행기에서 꼬박 읽은 기억이 난다. 이미 작품 속 싱클레어 보단 나이가 많

043. 나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경비원입니다 [내부링크]

- 저자 : 페트릭 브링리 - 장르 : 에세이 (360p) - 완독일 : 2024.01.27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저자 패트릭 브링리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발매 2023.11.24. 63p. 영화를 보다 잠이 들었는데 다 끝내지 않은 비디오를 누군가가 돌려줘버린 느낌이야. 284p. 이것을 이탈리아어로 '하루의 일'이라는 뜻의 조르나타giornata라고 하는데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는 사실 이렇게 작고 불규칙한 모양의 작은 성취들이 경계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자이크처럼 모여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320p. "(중략) 여기 영원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 그렇지?" 그렇다,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은 위안을 준다. 힘이 나게 한다. 그리고 순수하다.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우리가 아는 분명한 미래라곤 오로지 그 사실 하나 뿐인데도 그 누구도 완벽한 준비를 할 수 없다. 작가의 형이 죽음을 앞두고 '내가 다 보지 못한

044. 고도를 기다리며 [내부링크]

- 저자 : 사뮈엘 베케트 - 장르 : 희곡 (176p) - 완독일 : 2024.02.02 고도를 기다리며 저자 사뮈엘 베케트 출판 민음사 발매 2012.02.20. 163p. 블라디미르 그럼 갈까? 에스트라공 가자. 둘은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빈 강의실에서 반나절 꼬박 읽었던 날, 그런 완전한 적막을 또 경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예매한 연극을 위해 내용 복기를 위해 다시 든 책. 그때도 지금도 좋네 좋아. 그러면서 읽었다. 우린 고고와 디디와 다를 것 없는 인간으로, 포조와 럭키의 어느 위치에서 태어났다. 얼만큼 와 지금은 어디에 있는 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상태로 누구인지 무엇인지 모를 고도를 내내 기다릴 것이다. #고도를기다리며 결국 고도는 오지 않는다. 이타카는 없고 그 과정이 선물이라는 시의 아름다움 보다는 허무가 느껴진다. 그러나 '남들이 괴로워하는 동안에 나는 자고 있었을까' 생각하고, '우리 껴안자'며 의지한다.

Jan. 2024 Ep 2. 정답을 찾았지만 잘못된 질문을 품고 있었나 [내부링크]

1/17 비가 왔더랬다. 날씨를 핑계 삼아 오늘도 술. 그래도 꼬박꼬박 운동은 하는 게 어디니. 출근 하는 게 장하지. 1/18 다음날 운동 끝나고 회개의 포케. 1/19 여의도 또만복. 친구가 아프다고 고기를 먹어야겠다며 보쌈 대자를요. 둘이서 멸치국수에 소주까지 야무졌던 불금. 만복국수집 여의도역점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08 아일렉스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1/20 더현대에 꽤 자주 오는 편. 여의도가 제2의 고향인데 이제 이런거 보면 낯설고. 다이어트 성공하면 엄빠가 까르띠에 탱크 사준다고 했었는데 여전히 휑한 나의 손목. 우리 영원히 만나진 못할 거 같아. 나의 사랑 point of view. 오늘 더현대 온 목적. '폼페이 유물전 - 그대, 그곳에 있었다' 서기 79년 8월 24일 오후 1시,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고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8월 25일 오전 6시 완전히 매몰된 폼페이. 화염에 타고 지진에 주저 앉아 마침내 재로 덮여버린 도시가 지

[한국] 여수 day 1 : 명동게장/호텔JCS/꼭대기연탄/돌산공원 [내부링크]

2023.10.27 / 1. 명동게장 2. 호텔JCS여수 3.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 강추 4. 꼭대기연탄 5. 돌산공원 첫 출근을 앞두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놀아보겠노라는 마음으로 교토에서 또 여수행. 잦은 여수 출장 경력의 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도착! 친구가 막 찍으라고 해서 톨게이트 기념샷도 남겼다. 1. 명동게장 명동게장 전라남도 여수시 봉산남4길 23-26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금강산도 식후경. 여수구경은 게장부터. 모듬꽃게장(1인 3.5만원)으로 주문했더니 세상에 이렇게나 부자처럼 게장을 즐길 수 있군요? 진짜 맛있었는데 사진 보니까 입에 침 고인다. 호들갑 떨며 관광러답게 찰칵. 첫 끼부터 아주 성공적. 게장 먹고 혈당 치솟은 김에 기분 더 ︎끌어올려︎ 명동게장 옆집에서 산 딸기 탕후루. 맛은 없지 않은데 입이 붙어버리는 느낌이야. 역시 단 건 싫어 으. (개취입니다) 2. 호텔JCS여수 호텔JCS여수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돌산로 3169-14 호텔

[한국] 여수 day 2 : 진미꽃게탕/예술의섬장도/여수딸기모찌 [내부링크]

2023.10.28 / 1. 호텔JCS여수 2. 진미꽃게탕 3. 예술의섬 장도 4. 여수웅천딸기모찌 5. 목포, 그리고 서울 1. 호텔JCS여수 호텔JCS여수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돌산로 3169-14 호텔JCS여수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호텔 JCS 여수의 일출. 나는 일몰을 더 좋아해서 일출을 욕심 낸적은 없는데 막상 보니 또 좋아서 세상 호들갑 떨고. 내 인생 페이즈 투..! 왠지 다 잘 될 것만 같다. 2. 진미꽃게탕 진미꽃게탕 전라남도 여수시 시청서1길 8-12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맛집 찾아가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왠지 이번 여행의 테마는 남들 하는 거 나도 해보자가 되었다. 여수에서의 마지막 끼니를 뭘로 가야하나 고민하다 해장도 할 겸 탕으로. 된장 베이스의 꽃게탕인데 울 엄마도 이렇게 하는데 이거 전라도식인가? ((낙지가 탈출을 시도합니다)) ((는 실패)) 탈출에 실패한 낙지는 탱글탱글 맛이 아주 좋았다. 국물 요런 느낌. 꽃

B40. 세이노의 가르침 [내부링크]

- 저자 : 세이노 - 장르 : 자기계발 (736p) 세이노의 가르침 저자 세이노 출판 데이원 발매 2023.03.02. 70p.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224p 노력이란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하기 싫어하는 것을 더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노력이란 싫어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세이노의가르침 종이책이 너무 저렴한데다 밀리의서재에선 무료이기까지 한 이유를 욕설이 난무하는 내용 틈에 이해하게 되었다. (읽다 보면 욕에도 무뎌지고 센 어조도 그러려니 하게 된다)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제목답게 상명하복의 느낌도 강하다. 분명 모든 자기계발서의 저자가 그런 식일 텐데 아 다르고 어 다른 뉘앙스적 차이겠지. 책을 덮고 나니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고, 무슨 계시도 아닌데 심각할 필요는 없다는 게 내 결론이다. 온화하게 '당신도 할 수 있다'며 근거 없는 낙관을 심거나, 독자인 나의 상황은

041. 고통에 관하여 [내부링크]

- 저자 : 정보라 - 장르 : 소설 (340p) - 완독일 : 2024.01.02 고통에 관하여 저자 정보라 출판 다산책방 발매 2023.08.31. 27p. 삶의 의미. 그 삶이 고통이더라도, 거기에 의미가 있고 목적이 있다면 사람은 어떻게든 견뎌낸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오래 지속되면 고통을 견뎌내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된다. 삶의 의미를 고통에서 벗어나거나 더 건강하고 자학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찾을 능력과 자원은 이미 고통을 견디는 데 소모되어 사라진다. 182p. 거기에는 초월도 깨달음도 없었다. 그저 인간의 신체에 대한 이해가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물리적인 신체를 갖는다는 것은 욕구의 발생과 그것의 한시적인 충족이 반복되는 생존의 투쟁이며 그 모든 과정 자체가 또한 고통이라는 쓸쓸한 결론이었다. #고통에관하여 고통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픈 우리의 욕심으로 과대포장되어 있고 우리는 인간이라는 사실에서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다. 삶은 고통을 전제한다는 사실을 깊이

Nov. 2023 주정뱅이를 자처하면서도 나는 서울에 살고 있다 [내부링크]

십일월, 일상 / 11/4 여의도 IFC 훠궈야. 더현대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보러 온 것인데 역시나 현장입장은 미션 임파서블. 그냥 밖에서 트리 보는 걸로 만족해야지. 예쁘네. 더현대를 백번쯤 왔을거고 더현대 블루보틀을 여든 번쯤 시도했을 텐데 처음으로 앉아본다. (대한민국 서울특별시는 메트로폴리스가 맞아요) 더현대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커피 타임이라니 신기하구. 11/5 교토에서 사온 스마트커피 드립백을 내려 주말 오전 즐기기. 독서모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고양이. 백수일 땐 매일이 이런 순간이었는데 별게 다 그립다는 생각을 하면서 월화수목금퇼을 흘려 보내고 있다. 11/9 1월 13일에 마지막 출근을 하고 10월 30일에 새로운 출근을 했다. 누구도 다그치지 않는데 혼자 조급하고 바쁜 나날이다. 양이랑 세은이 만나서 우리의 지금을 얘기하고 답은 없지만 그래도 과거를 두고 떠나온 우리의 선택은 확실히 의미있는 용기였지 않냐는 긍정을 얻고. 11/10 여의도 만복국수 제일 좋아하

Dec. 2023 Ep 1. 친절하자. 부디 나에게도 [내부링크]

십이월, 일상 하나 12/3 교토박사 이박사 만나러 오랜만에 연남동에 왔다. 뭐먹지 하면서 배회하다 어차피 다 웨이팅이라 (오늘도 서울이 서울했구) 먹고 싶은 거 먹기로 했다. 어디에서도 한글을 하나도 볼 수 없는 문화사대주의의 현장. 웨이팅 걸어두고 근처 배회하다 연락 와서 뛰뛰. 후토마끼 티셔츠 좀 귀엽네. 마제소바와 연어 후토마끼(5pcs) 후토마끼 단면. 맛은 그냥 연어 후토마끼 맛. 5피스에 만사천원이면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나 당연히. 마제소바도 그냥 그랬다. 지금은 사라진 메뉴 같은데 닭다리와 구운 채소들이 들어있던 커리. 메뉴가 다 맛은 있는데 가격 생각하면 애매하다. 핫하다는 맛집 기준을 도통 모르겠는 늙다리들이 되었는가. 연남동을 드물게 오는 이유가 어느 사이에 그냥 비슷한 메뉴를 팔고 비슷한 컨셉으로 도배한 가게들이 즐비하게 되어서 그런데 이제 가격은 말도 안되게 비싸고 말이지. 그냥 적정 가격 주고 퀄리티는 보장된 프랜차이즈가 마음이 편해져버렸어. 종종 오는 롭

[일본] 교토 day 4 : 가모미오야/스마트커피/히사고/포터교토/고다이지 [내부링크]

2023.10.21 / 1. 가모미오야신사 2. 스마트커피 *프렌치토스트 3. Merry-go-round Kyoto *서점/소품샵 4. 라이카교토 5. 히사고 *오야코동 6. 기온거리 7. 청수사/기요미즈데라 8. 포터스탠드교토 9. 잇센카교토 시미즈 산넨자카점 *말차당고 10. 고다이지 오늘은 기온거리 쪽을 갈 예정인데 가모미오야 신사가 도저히 포기되지 않아서(산책하기에 너무 좋대서!) 오전 일찍 신사를 찍고 이동하는 걸로. 날씨가 갑자기 추워서 걸어가다 호트코히 하나 뽑아서 품고 가는 길. 오늘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카모강. 토요일이라 그런지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휴머니즘 샘솟는 풍경. 1. 가모미오야 신사 가와라마치나 기온거리 인근의 랜드마크 기준으론 닿기 어려운 위치지만 일정이 여유가 있어 교토부립식물원이나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도시샤대학, 안도다다오의 건축(도판명화의정원) 등과 묶는다면 무조건 추천하는 곳이다. 신사 자체보다는 근처 길이 산책하기에 좋다는 리뷰가 많았다

[일본] 교토 day 5 : 은각사/철학의길/블루보틀교토/후시미이나리신사 [내부링크]

2023.10.22 / 1. 르프티메크이마데가와 *프랑스 정통 크로아상 2. 은각사(지쇼지) 3. 철학의길 4. Green Terrace *철학의길 브런치 5. 블루보틀커피교토 6. 후시미이나리신사 7. 교토역-오사카역 8. 오사카호텔토요 1. 르 프티 메크 이마데가와 오늘은 교토 여행 마지막 날. 야무지게 채우고 오사카로 이동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오사카엔 정이 붙질 않아 교토여행의 아쉬움이 가득. 이럴거면 교토만 오면 되는데 그래도 공항 가는 길 오사카를 하루이틀 꼭 계획에 넣게 되는 알 수 없는 (과거의)내 마음. 숙소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은 맡기고 (주인 할머니가 골목 앞까지 마중 나오면서 건강하라고 잘 가라고 하는데 코끝찡...) 근처에 알아봐둔 빵맛집을 향한다. 교토는 일본 중에서도 빵이 맛있는 지역이라는데 프랑스 정통 크로아상이 유명하다는 곳으로 왔다. 일본에서 맛보는 프랑스의 맛. 매장은 조그맣고 식사가 될만한 기본 빵들을 주로 판매했는데 현지인들이 계속해서 줄을 설

B39. 안녕 주정뱅이 [내부링크]

- 저자 : 권여선 - 장르 : 소설 (276p) - 독서 기간 : '23.11.06 - '23.11.14 안녕 주정뱅이 저자 권여선 출판 창비 발매 2016.05.16. p73. (삼인행) 눈이 내리고, 술은 들어가고, 이러고 앉아 있으니까 말야, 규가 초초하게 술잔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우리 다시는 서울로 못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지 않냐? 그들은 말없이 소주잔을 비우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굵어진 눈발이 쉼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옅은 취기로도 그들은 위태했다. 요즘 일을 핑계로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잡고는 있는데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내 안에 무엇이 또 가물고 있나, 그런 시절을 보내느라 또 술을 찾는 날들이 많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술에 의존적인 사람이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운동을 하고, 열심히 끼니를 챙기며, 열심히 '열심'으로 무마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 상태의 추는 술을 동력으로 한다. 그래서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추천 받았을 땐 뜨끔하면서도

[일본] 오사카 day 1 : 츠타야서점/오사카텐만구/후지타미술관 [내부링크]

2023.10.23 / 1. 츠타야서점 : 스타벅스 브런치 2. LOWECO by JAM Nakazakicho : 빈티지숍 3. 오사카텐만구 : 책/음반 빈티지마켓 4. 덴푸라 에비노야 미나미모리마치점 : 덴푸라 덮밥 점심 5. 사쿠라노미야교 6. 후지타 미술관 7. Kyobashi Bridge : 오사카성 포토스팟 8. 오사카성 9. 난바 10. リヤカー屋台のおでん : 동네 어묵바 어제 교토에서 오사카로 넘어왔다. 교토의 고즈넉한 느낌과는 전혀 다른 번잡하고 매캐한 공기에 어질했던 밤의 다짐은 이틀을 버티자..!에 가까웠다. 오사카 또한 처음이 아니므로 난바-도톤보리 말고 오사카성 말고 그냥 조용히 지내보자는 정도의 계획으로 시작한 오사카에서의 첫 날, 여행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기록이다. 1. 츠타야 서점 일본의 모든 츠타야 서점에 가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 규모가 크든 작든 지독한 컨셉 통일과 (그러나 지점마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른) 부담없이 책을 읽고 공부하고 스타벅스까지 즐

[일본] 오사카 day 2 : 이치란라멘/하루카스300/간사이공항 [내부링크]

2023.10.24 / 1. 덴노지 역 2. 이치란 라멘 아베노 덴노지점 3. 하루카스300 4. 간사이 국제공항 5. 집 ! 전망대에 누구보다 진심인 일본. 나는 전망대를 그렇게나 꼭 봐야하나 싶은 사람이긴 한데 막상 가면 우와우와 하지. 숙소가 있던 신이마미야역에서 도보 15분 거리라 짐을 맡기고 여유롭게 산책 겸 나선 길이기도 하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덴노지역에서 하차하면 전망대가 바로다. 1. 덴노지 역 늦은 아침 덴노지역의 풍경. 오늘로 일주일 간의 교토-오사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떠나는 것은 늘 돌아가기 위함이므로 이번에도 아쉬운만큼 또 살아갈 힘을 얻었구나, 행복이 빈도의 문제라면 자주 오래도록 우릴 추억을 또 안고 가는구나 싶은 마음이다. 2. 이치란 라멘 아베노 덴노지점 그렇게 일본을 와도 이치란 라멘은 처음이다. 도톤보리 지역에서 이치란 라멘은 굳이 그 줄을 서서 먹나 싶은데 여기는 줄이 없다. 웨이팅 없는 이치란 라멘이라니. 오사카에서 이치란을 먹

[한국] 제주도 day 2 : 쇠소깍/테라로사서귀포/숙성돈가 [내부링크]

2023.10.10 / day 2 쇠소깍 투썸플레이스 제주쇠소깍점 알동네국수 테라로사 서귀포점 유어스호텔 숙성돈가 제주중문본점 어디서나 한라산이 보이는 곳. 호텔에서 조식까지 챙겨먹고. 짐이라고 해봐야 이스트백팩 달랑 하나지만 맡기고(태그에 이름 쓰고 짐에 묶고 카운터 옆 아무데나 놓고 나오면 되는데 셀프라서 편하되 대한민국이라 가능한 시스템) 체크아웃. 가볍게 나서는 길. 오늘 유일하게 갈 곳은 쇠소깍. 거울 보이면 사진 찍고 보는 나. 호텔에서 쇠소깍으로 버스 타고 오면서 입사할 회사 마음의 결정 끝. 메일 회신을 하고 잘한 선택일까. 하는 일말의 마음을 이 바다가 쓸어가길. 다 조각나길. 마침내 사라지길. 이런 윤슬이라니. 눈물난다며 오두방정을 떨면서 한참 바다를 보다 아직은 불안 비슷한 화기가 걷히지를 않아서(미래는 역시 현재의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두려움이다) 그러니까 아아 마시러 씨뷰 투썸플레이스. 초록빛 바닷물에 두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빛 물이 들지요 어여쁜

[한국] 제주도 day 3 : 곶자왈/스타벅스제주/협재해수욕장 [내부링크]

2023.10.11 / day 3 제주곶자왈도립공원 협재솥 스타벅스 제주협재점 협재해수욕장 제주국제공항 2박3일 짧은 제주 여행의 마지막 날. 어제는 바다를 보았으니 오늘은 숲을 보러 간다. 중문에서 곶자왈도립공원은 버스 환승이 필요한데 그 김에 보는 산방산. 원래 한라산의 정상이었다는 전설이 있지요. 곶자왈은 1. 환상숲곶자왈과 2. 곶자왈도립공원 이렇게 두 곳이 다른 곳이니 꼭 구분하여 확인하고 갈 것. 환상숲곶자왈공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594-1 제주곶자왈도립공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에듀시티로 178 이 블로그의 체크인 두 곳의 거리는 멀지 않으니 원하는대로. 산책 느낌으로는 환상숲을, 트래킹 느낌으로 가려면 도립공원 쪽으로. 둘다 근처에 식당이 없으므로 식사는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환상숲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라 곶자왈의 원시림 성격이 더 묻어나는 것 같고 도립공원은 확실히 잘 정돈되고 큰 느낌이다. 어디든 좋다. 비자림과 사려

B38.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내부링크]

- 저자 : 김연수 - 장르 : 소설 (344p) - 독서 기간 : '23.10.08 - '23.10.15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저자 김연수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3.11.20. p341. (작가의 말) 나는 내가 쓰는 소설은 무조건 아름다워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이 세상이 얼마나 잔인한 곳이든, 우리가 살아온 인생이 얼마나 끔찍하든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중략)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머나먼 지평선의 반짝임을 바라보며 천천히 나아가는 시간들이라고. 그게 야즈드의 불빛이라서, 혹은 야즈드의 불빛이 아니라고 해도. #사월의미칠월의솔 작가는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을 2008년 여름부터 2013년 여름까지 썼다고 한다. 읽는 내내 너무 소중해서 닳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 탄생의 시절에 운명을 느끼기까지 했다. 내가 스물이 되고 마침내 대학을 졸업한 해에 이르는 5년. 그날들에 이 글들이 지어지고 있었구나. 아마 그 시절 바로 이 소설을 마주했다면 이만큼 좋지는 않

[일본] 교토 day 1 : 하루카/교토역/금각사 [내부링크]

2023.10.18 / 제주도에서 돌아와서 바로 교토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교토는 내게 안온의 도시. 진정한 의미로 쉬자. 스스로 자유를 주기로 함. 아침 비행기의 운명이랄 게 자가용 아니면 공항버스. 첫차를 기다리며 제발 자리 있어라 혹시 빨리 지나치지 말아라. 무사히 제 시간에 간사이 공항에 도착. 내리자마자 배가 고파서 패밀리마트 점심털이. 지금 인천도 간사이도 사람이 너무 많다. 수학여행 시즌이군.안전하게 미리미리 준비하는 편이라 걱정은 없지만 가끔 늦었다고 새치기 하는 사람들 보면 좀 싫다. 어쩔 수 없는 사유야 인생사 많으니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누군 빨리 나오고 싶어 나오냐고요. 하는 소리가 목 끝까지 차오른다. 클룩에서 하루카를 미리 구매했는데 바우처 형식이라 이걸 티켓으로 교환하는데 또 반나절. 가까스로 가장 빠른 시간대 하루카 세이프. 늦었으면 또 30분 뒤라고. 이제 저는 교토에 갑니다.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는 하루카 기준 75분 소요. 교토 타워 안녕. 교

[일본] 교토 day 2 : 아라시야마/치쿠린/텐류지/귀무덤 [내부링크]

2023.10.19 / 1. Daily Qanat Izumiya *모스버거 2. 아라시야마 ⁃ 도게쓰교 ⁃ %아라비카커피 *교토라떼 ⁃ 아라시야마공원 ⁃ 치쿠린 ⁃ 텐류지 ⁃ 노노미야신사 3. 귀무덤 4. 가와라마치(니시키시장) ⁃ amenone *사과탕후루 ⁃ Menshou Takamatsu Honten *라멘 1. 모스버거 *니조성 북대수문 근처 오늘은 아라시야마에 가는데 숙소에서는 버스를 두 번 타야해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첫번째 구간은 그냥 걷기로 했다. 여기는 따로 환승 시스템이 없어 구간별로 230엔을 모두 부과하니 두 다리만 튼튼하다면 많이 걷자. (웬만하면 도보 1시간이 넘지는 않는다) 숙소에서 니조성 근처의 버스정류장까지는 도보 약 20분이 걸렸는데 역시나 교토의 거리는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마트 2층 모스버거에서 간단히 아점을 해결하고 둘째 날 시작. Daily Qanat Izumiya · 146 Shimohorikawacho,

[일본] 교토 day 3 : 윤동주정지용시비/오하라마을/교토부립도판명화의정원 [내부링크]

2023.10.20 / 1. 도시샤대학 ⁃ 윤동주・정지용 시비 2. Manaia Coffee & Things *커피/브런치 3. 오하라마을 ⁃ 호센인 ⁃ 산젠인 ⁃ Kyoubijaya *청어소바 4. 교토부립 도판 명화의 정원 *안도다다오 1. 도시샤대학 : 윤동주・정지용 시비 어제는 귀무덤에서 조선시대 임진왜란의 흔적을 찾았다면 오늘은 일제강점기의 정지용과 윤동주 시인이 수학했던 도시샤 대학을 찾았다. 정문에 이를 때까지만 해도 흐리더니 시비에 다다르니 먹구름이 거짓말처럼 걷힌다. 캠퍼스가 크고 단과 대학들이 흩어져 있으니 헤매지 말고(구글지도가 근처 주차장으로 안내해서 나는 한참을 헤맸다) 정문으로 들어가 조금만 직진 하면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비가 단초롭게 마련되어 있다. 너무 구석이고 작다는 후기들이 많았는데 내가 느끼기엔 그래도 정문에서 멀지 않게 근처로 예쁜 나무도 우거지고 바로 옆 연못의 소리도 좋아서 인사를 드리고 시비를 마주하고 앉아 시간과 계절을 가늠하기엔

14.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내가 잠길 수 없었던 바다의 의미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2 When I say that I'm a present painter that is really so: I feel at home there. - Vincent van Gogh 예술 작품을 볼 때, 또 하나의 이상한 감정은 그것의 탄생 과정과는 별개로 너무 쉽게 소비된다는 것. 모든 일이 그렇다. 결과만이 중요하다. 현재를 살아가고자 했던 예술가는 미래에 찬양받는 예술가가 되었다. 반고흐의 생을 보면 후세의 극진한 대우에 비한 허무감이 든다. 그의 수많은 자화상들을 보며 그 파란 눈동자를 열심히 응시하며 당신은 행복하냐고, 귀를 자르고,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가, 권총으로 생을 마감한 당신은 정말 괜찮냐고 묻고 싶다. 내 탄생 이전엔 없었던 물결과 내 죽음 이후 밀려드는 파도의 의미가, 내가 잠길 수 없었던 바다의 의미가 무엇이었느냐고 묻고 싶다. 그의 짧은 생이 기록한 유물들을 보

Sep. 2023 Ep 4.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내부링크]

구월, 일상 넷 / 9/23 운동 다녀와서 끼니를 챙기고 청소와 빨래를 하고. 9/24 나이 들어 그런가 요즘엔 눈 뜨자마자 배가 고프다. 공복이 긴 편이라(약속 없을 땐 보통 16시간 이상) 입은 까실거려서 간단히 먹는 아침. 9/25 오늘도 반가운 친구들. 우리 동네 사람들 착하다. 밥도 챙겨주고 해코지 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애들이 겁이 없다. 세상 호락호락한 면도 좀 있어야지 그치? 면접 보러 백년만에 강남 나들이. 너무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나 조금 긴장한 걸지도..?) 근처 카페에서 대기. 와중에 자기계발 챙기는 이 시대의 일꾼. 직종과 아무 상관이 없는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는 책. 9/26 요즘 읽을 것도 공부할 것도 많아서 책상이 아주 난리 났네예. 문득 참 힘들구나 싶었다. 울고 싶었지만 울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어른이니까. 암오케. 내가 나를 키운다는 온전한 현실감. 누군가 안아줘도 안심할 수가 없다.

B36.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 [내부링크]

- 저자 : 최병철 - 장르 : 경제경영/재테크/투자 (272p) - 독서 기간 : '23.09.24 - '23.10.01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 저자 최병철 출판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발매 2017.01.25. p269. 재무제표는 기업의 '언어'이자, '요약노트', 그리고 기업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지금바로재무제표에눈을떠라 부자아빠를 읽고 경제경영 지식이 너무 얕은 것 같아 기초를 쌓기 위해 읽은 책...인데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회사 생활을 허투루 한 건 아닌지 이미 알고 있는 정보가 많았다. 업무 상 매출 프로젝션에 관여하고 재무회계팀과의 협업이 적지 않았으므로 이유를 몰랐을 뿐(재무에서 그렇게 하라는데요?는 무적파워) 나는 이미 알고 그렇게 일을 했었다. 아하 이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던거였어? 하는 포인트가 많아서 일꾼시절 추억여행도 되었다. 재무제표는 비단 직무를 실행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내가 몸담은 회사의 재무 상황을 근거

15. 독일 베를린 : 이 틈에 문득 봄이 온다면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3 이 날의 나는 이 틈에 문득 봄이 온다면, 생각했다. 그 예쁜 날들을 담뿍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길 바랐다. 여전히 내 마음을 염려하는 그대의 편지를 받아들고 웃음이 났다. 괜한 걱정을 하는구나, 당신은. 예쁜 것을 예쁘게 보고 즐거우면 웃는다. 고쳐 가는 것도 성장의 일부라면 나는 조금 자란 것 같다. 내가 행하는 모든 것은 나의 의지로부터. 이게 참 쉽지 않군요. 쿨한 것과 솔직한 것이 다르고 친한 것과 내밀한 것이 다르고 뭐 그런 것 같아. 기분 좋은 것과 풀엑셀로 하이가 되는 것이 다르고. 나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더 솔직하기 힘든 이유로 귀결되는 자정의 대화, 좋아서. 베를린에 도착하자마자 저먼 레일 패스를 구입했다. 유레일 패스를 미리 한국에서 사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 지 합리적인 방향으로만 고민하느라 스트레스를 자초할

15. 독일 포츠담 : 나의 진심이 소란이라면 차라리 닿지 말고 그대로 가라앉기를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3 베를린에서 포츠담 당일치기 근교 여행. 간식으로 챙겨온 리터 스포트를 오독오독 깨물어 먹으며 떠올리는, 전 회사 차장님이 부산 출장길에 사온 독일 초콜릿이라며 소중히 건넸던 리터 스포트의 추억. 나라는 막내는 선물을 받자마자 어? 이거 올리브영에서 파는데요?라고 해버렸고 차장님은 상처를 받았다나. (그리고 이 포스팅을 쓰는 2023년 현재까지도 술 마시면 그 때 말을 함...진짜 소중히 사왔는데 내가 올영에서 판다고 감흥 없이 받아서 속상했다고...와) 마음은 진짜 너무 고마웠고 맛있었고 그랬다. 그만두고 남겨두고 떠나와서, 올리브영도 국제시장도 아닌 진짜 독일에서 사 먹는 독일 초콜릿. 상수시 공원 벤치에 앉아 혼자만의 소풍을 즐기며 사람은 역시 추억으로 먹고 사는 걸까나 생각하며, 아 달콤해라. 요란한 성격으로 보자면 나는 유년부터 남달랐고 그런 사실을 지금도 부리고 있을 위약

Oct. 2023 Ep 1. 나 자신이 행운 자체인 것을 이제부터 훌쩍이지 않으리 [내부링크]

시월, 일상 하나 / 10/1 아니 벌써. 시월. 동료이자 절친의 퇴사 기념 낮술. 여기 백수 한명 추가요. 여기는 을지로에 새로 생긴 오덕장. 요즘 오징어가 금값인데 가성비 최고. 기본적으로 솥밥 제공에 후식으로 아아도 제조 가능하다. 딱 한 병씩 마시고 나와 청계천 따라 광화문까지. 가을이 성큼, 그런 느낌에 겨울이 곧, 음울한 마음을 쑤셔넣으며 파워워킹. 추석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일민미술관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오후의 티타임. 은 사실 근처 블루보틀 가려다 사람 터져서 옴. 알베르 카뮈. 이번주 독서모임 책. 연휴라 알라딘 배송이 늦어서 근처 온 김에 교보문고에서 샀다. 곧 서평 남기리다.(돈 즈그 스즈는 므스여...) 오덕장 을지로본점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110 2층 카페이마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1층 이 블로그의 체크인 10/2 원래 빨간날은 쉬는데 코치님이 특강을 열었다. 이름하여 운동마블. 킬포는 직접 만든 네모반듯 주사위. 만만하게

B37. 엄마가 죽어서 참 다행이야 [내부링크]

- 저자 : 제넷 맥커디 - 장르 : 에세이 (420p) - 독서 기간 : '23.10.03 - '23.10.07 엄마가 죽어서 참 다행이야 저자 제넷 맥커디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23.09.06. p201-202. 엄마는 병이 깊어질수록 나한테 더 매달렸고 더 어리광을 부렸다. 마치 자기 곁을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는 듯했다. 그런 엄마를 볼 때마다 나는 '떠나려는 사람은 엄마잖아!'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엄마가죽어서참다행이야 책을 읽는 내내 이 작가 참 똑똑하다 싶었다. 책의 제목을 본 내 주위 여성들은 알 법한 감정이라며 고개를 끄덕였고 공감의 확장으로 본인도 읽어 보고 싶다며 표지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 대부분의 모녀 관계에서 볼 수 있는 골에 대해 꽤 참신하게(극적으로) 표현한 제목이지 아니한가. 우리는 모두 부모님의 기대를 부응하기 위해 어느 시절, 혹은 평생 애쓴 적 있는 자식들이다. 대학생 시절, 소설 창작을 위해 나의 청소년기를 고백했을 때 교수님 한 분은 '

[한국] 제주도 day 1 : 제주미담/천지연폭포/이중섭거리 [내부링크]

2023.10.09 / day 1 제주미담 신신호텔 천지연 천지연폭포 카페 리바르 이중섭거리 서귀포 올레시장 로또가 된 것이냐. 오해를 사는 마당에 실은 혼자일 땐 처연하지. 라고 말해도 그것도 다 배부른 소리야. 하면 할말은 없고. 어떻게든 끝이 보이는 와중에 숙소는 구했으니 함께 제주에 가겠느냐. 하여 시작된 여행. 제주에 도착을 했습니다! 제주미담. 웨이팅이 좀 있었다. 현지인 아저씨들은 이게 줄이요? 하더니만 돌아가고 남은 건 우리 포함 여행객들. 어른 둘이 고기국수 하나에 순대 하나도 다 먹질 못하는 가성비의 집. 본디 현지인 맛집으로 유명한데 그정도로 맛있다. 일년만에 맛보는 감동. 스물을 넘기고 자주 제주를 찾던 시절에 삼삼오오 막걸리를 나누다 새벽 어스름엔 막걸리병을 줄지어 볼링을 치고. 그런 추억도 한사발. 서귀포에 신신호텔이 여럿 있는데 우리가 묵은 천지연지점보다 서귀포지점이 오히려 폭포 근처였다. 어디든 천지연 폭포까지 도보로 슬슬 걸어갈 수 있어서 뚜

11. 영국 런던 : 너의 수고, 고통, 힘듦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2 네가 그동안 여기 도달하기까지 겪은 수고, 고통, 힘듦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다. 꽃을 선물하는 이유. - 김영하 이곳에 와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요란스레 남을 궁금한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나는 이렇고 이 사람은 그렇고, 저 사람은 저렇다. 백 명의 사람이 있으면 백인분의 존중이 있다. 물론 외부인인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 무엇을 두고 싫다는 감정은 존중하지만 그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정말이지 싫다. 이를테면 배려의 탈을 쓴 무례, 의도는 선하나 오만한 행동과 말들. 모든 유지되는 관계가 반드시 건강한 사이는 아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위험하다. 나만 놓으면 끊어질 관계에 애가 닳고 밤을 지새우지 않으리. 모든 관계로부터 떠나와 가장 많이 드는 마음이랄 게 후련함에 가까워서 미안, 나는 괜찮아서 미안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고 무엇도 할 수 있는 날들의

B35.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내부링크]

- 저자 : 로버트 기요사키 - 장르 : 재테크/투자 (448p) - 독서 기간 : '23.09.17 - '23.09.21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 (20주년 특별 기념판)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출판 민음인 발매 2022.10.28. p70. 인간의 삶은 죽을 때까지 두 가지 감정에 의해 지배된단다. 바로 두려움과 욕심이야. 그들에게 더 많은 돈을 주면 지출을 늘려서 다시 그 패턴을 반복하지. 나는 그걸 '새앙쥐 레이스'라고 부른단다. p141. 재산이란 사람이 앞으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내가 오늘 일을 그만둔다면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부자아빠가난한아빠 자기계발서나 경제서적을 비롯한 실용서를 최근에야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문학만이 사람에게 근본적인 도움(공감과 이해의 확장 같은)을 줄 수 있다고 믿었는데, 다행히 이제라도 편협했던 시야를 인지하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적용 분야는 다르지만 본 책에서도 오만함

11. 영국 브라이턴: 과거를 낭만화하여 현재를 망치지 않도록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2 런던에서는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내가 있다, 그런 생각을 했는데 브라이턴에서는 내 삶에 이런 장면이 있다, 쪽이었다. 태어난 이상 어느 장소와 시간에 나는 존재하고 타인의 삶에 관여할 수밖에 없으므로,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은 접고 그냥 살아보자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과 그 당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그러다 문득 실실 웃기도 하고. 그 순간으로 또 다음 고민을 버티는 식으로. 지금이 흐릿한 추억이 될 어느 날, 이런 감상을 발견하게 된다면 좋겠다. 과거가 될 지금을 너무 낭만화하여 현재를 망치지 않도록,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도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는 고백. 적당히 좋았다. 그날그날 발 디딘 곳마다 실실 웃음 짓는 순간은 있을 거라 믿는다. 다만 그 문득이라는 타이밍에 이곳의 날들이, 내 삶의 장면이 잘 쓰이기만을 바란다.

Sep. 2023 Ep 3. 이런 시간들 속에 씨앗을 심고 있다 [내부링크]

구월, 일상 셋 / 9/17 차와 커피를 좋아한다. 대개 차는 여행지에서 조달하는데 이번엔 방콕에서 사온 타이티! 티스쿱은 친구가 일본에서 사다줬는데 찰떡이네. 마지막 여름 풍경 같은. 점심에 닭찌찌 먹고 저녁은 쫀드기와 요거트(+블루베리와 아몬드)와 단백질 쉐이크. 사진만 봐도 배고프다. 하 인생. 9/18 케틀벨 운동 하는데 뭐가 걸리적 거려서 보니 내 엄지손가락 살점이 달랑달랑...아니 아픈거 모르셨냐구요. 보고 나니 아픔. 그래도 오운완. 김여름 아들램 보러 왔습니다. 앉아 있겠다고 힘 꽉 준 발가락. 한번도 걸어본 적 없는 말랑한 발바닥. ㄱㅇㅇ︎ 돌아오는 길. 아름다운 서울시티. 9/19 오늘은 귀찮아서 오설록 티백으로 마신다. 뭘 마시지 않고 있는 시간이 거의 없는 듯. 저녁은 성수에서 연어 스테이크랑 연두부 튀김. 오늘도 친구 찬스. 맛있다 냠냠. 연두부 튀김 피가 꿔바로우처럼 쫀득거려서 진짜 맛도리였다. 찌마찌마 서울특별시 성동구 연무장3길 5-1 2층 이 블로그의

12. 벨기에 브뤼셀⁃브뤼헤⁃겐트 : 다가오는 것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2 아침부터 짐을 이고 지고 킹스크로스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브뤼셀로 넘어왔다. 국경을 넘자마자 유심은 말썽이고 비는 오고 울퉁불퉁 보도블록에 순간 캐리어를 던져버릴까,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지, 아름다운 건물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캡처해 둔 숙소 주소를 가지고 지하철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길을 물으며 끝까지 택시를 잡아 타지 않은 건 오기였다. 아직 지칠 준비가 안되었다. 지칠 때를 상정하고 거기까지만 더 해보자는 식으로, 갱신하며. 이런 것도 인생이 될 수 있을까? 벨기에에 머무는 내내 흐리고 비가 왔다. 여전히 유심은 먹통이고 한없이 가라앉은 기분으로 브뤼헤행 기차를 탔다. 사실 역에 도착만 하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도 구하고 길도 물을 생각이었다. 어떻게든 굴러가는 게 나의 여행이었으니까 조금은 안일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브뤼헤 기차역은 적막만이 맴

13. 룩셈부르크 : 어쩌면 삶의 동력은 죄책감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2 흐린 하늘에 명품 매장이 즐비한 룩셈부르크 거리와 광장 쪽 말고 아래 산책로로 마냥 걸었다. 겨울이 한창인데 빨강과 노랑 사이 낙엽들이 소복이 쌓인 길을 걷다, 사람을 만나면 그냥 스치는 것일 뿐인데도 반가워 조금 들떴다. 혼자가 좋아 아래로 아래로 걸으면서도 외로워하고 또 들뜨는 장면은 마치 내 삶의 요약 같기도, 하이라이트면 안 되는데. 그렇게 한참을 걷다 발에 채는 잎들을 툭툭 털고 벤치에 앉아 후아 숨도 쉬고 풍경을 보고, 한참을. 다시 거리로 나와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셨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그러나 또 해내야 할 일이 생기면, 어떻게든 하겠지. 혼자서도 잘해요. 닥치면 해내요. 그럴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사람을 그리워 할 수도, 반가워 할 수도 있는 사람이니까. 어쩌면 삶의 동력은 죄책감. 떠나온 만큼 머무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2. 23. Th

14. 네덜란드 로테르담 : 우리의 탄생과 나라는 우주의 확장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2 브뤼셀 기차역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서 떠나는 길. 처음 벨기에 와서 먹은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하하하 웃었던 기억도 벌써 추억인가 싶다. (정말이지 샌드위치가 맛없을 수 있다니 영국이라는 나라는..!) 벨기에에 머무는 3일 동안 내내 비는 오고 유심은 안되고 그냥 다 힘들었지만, 하필 내 기분이 그럴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곳과 상황을 너무 탓하지 않기로 하자. 모든 것은 내 마음의 문제. 억지로 기쁠 필요는 없지만 슬픔을 이유로 슬퍼질 필요도 없지 않나. 도시와 국경을 넘나드는 일은 이제 일상. 친절한 사람들 덕에 오늘도 무사 안녕. 범죄와 전쟁이 들끓지만 안온이 소멸하지 않는 힘과 마침내 세상이 유지되는 미래는 그 반대에 선 선함이 훨씬 더 크고 보편적이며 강하다는 믿음. 런던의 마켓에서 전 재산이 든 지갑을 잃고 한참 후 찾으러 간 내게 I'm ready for you

14. 네덜란드 델프트⁃헤이그 : 쿨한 척 놓아버린 많은 것들은 대개 돌아오는 법이 없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02 전날 로테르담에서 기차표를 잘못 예약했다. 호스텔에 베드 하나를 빌려 이어가는 여행자 신분은 기차표 수수료 정도에도 마음이 뒤숭숭 흐려진다. 내 마음을 대변하듯 델프트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마켓이 열린 광장의 달뜬 분위기와 저마다의 웃음과 대화들, 거리의 악사들의 연주가 더해진 소란스러움에 구름은 걷히고 순식간에 행복이 내리쬐는 기분. 여기에 와서 다행이다. 수수료를 물고 그냥 가지 말까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럼에도 떠나와서 좋았다. 떠난다는 건 용기이자 상황을 인식하는 내 마음의 녹록함이다. 그러므로 떠날 수 있다는 건 꽤 긍정적인 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그런 믿음이다. 그러니까 계속 가보자. 쿨한 척 놓아버린 많은 것들은 대개 돌아오는 법이 없다. 머무르지 않는 것들에 마음을 쓰다 쓴맛을 삼키고, 참아내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나름의 차선으

09. 필리핀 마닐라 : 내가 나라는 이유로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5.10 마중 나온 환한 얼굴과 내가 먹고 싶다던 크루아상에 망고가 놓여 있던 호텔방을 뒤로 일이 남았다며 금세 사라지던 모습 같은, 그런 풍경으로 살아지는 날들이 있을 것이다. 온전한 내 민낯을 보이고도 안심할 수 있었던 밤이, 울면서 웃는 나를 알아차려주는 날들이, 결국 나를 살릴 것이다. 내가 나라는 이유로 가라앉을 때, 똑같은 그 이유로 나를 헤엄쳐 나오게 할 것이다. 2022.07 7년 전 마닐라를 찾았을 때보다 우리는 훨씬, 좋은 호텔에 묵고 기사가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비싼 밥도 쉽게 사 먹었지. 그런데도 훨씬, 살이의 문제는 심각해서 예전이 좋았단 말을 습관처럼 하곤 했어. 길거리 망고주스에 꺄르르 대던 우리가 호텔 라운지의 망고주스를 홀짝이며 풍경에도 값을 매기는 현실의 씁쓸함은 두고, 그래도 편히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았다. 그립기는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란

Sep. 2023 Ep 2. 새삼 내 목숨 내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부링크]

구월, 일상 둘 / 9/11 오늘도 운동 가는 길 고양이. 매일 귀엽느라 수고가 많아요. 운동 끝나고 코치님이 프로틴 음료를 주셨다. 97kcal에 단백질 21g. 이번주도 힘내보자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샐러드가 뭔지 아세요? 연어? 치킨? 단호박? 아니...사먹는 샐러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저녁 약속 있어서 한강 건너는 중. 멀리 구)회사가 보여도 이제 1도 관여 없는 사람(이 실제 맞음)처럼 마냥 예쁜 한리버. 오랜만에 을지로. 조금 일찍 도착해서 친구 퇴근 시간까지 여기 앉아 책 읽는데 좋더라. 물소리 asmr. 그런데 가끔 고개 들어 행인들 보면 직장인들 표정이랑 대화 어두침침살벌하던데여. 퇴사 하고 가장 많이 들은 소리=얼굴에 화가 사라졌다. 오늘도 백수에게 일용할 샐러드를 내려주신 친구에게 박수. 을지로 샐러드 훅트포케 여기 추천이요. 힙지로가 다 술집 아니면 디저트 카페들 뿐이라 찾고 찾은 곳인데 꽤 좋았다. 가게가 많이 아담했지만 색다른 샐러드 메뉴가 많아서

10. 베트남 하노이 : 여행과 생활은 언젠가 모두 시절이 되겠지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20.02 생활의 고루함은 안온함이 되고, 여행의 환락은 문득 더 큰 침잠을 불러오고, 혹은 그 반대인 경우도 있겠고. 그렇게 여행과 생활은 언젠가 모두 시절이 될 테지만, 그럼에도 아니 그리하여 여전히 여행과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그 모든 감정의 곡선들을 한데 뭉쳐놓고 삶이라 부를까. 의미 찾기는 관두고 그저 여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순수만 남기고. 오늘 내 눈길 닿는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던 마음이 스스로에게도 쓰일 수 있기를. 여기, 삶이 될 순간까지.

10. 베트남 하롱베이 : 인생의 정점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20.02 이른 아침부터 하노이에서 버스를 타고 배를 타고 걷고 또 걷고, 오르고 또 오르며 이곳에 왔다. 이곳에 오기 직전까지도 나는 스스로에게 못생겼어, 영어 공부해야 하는데, 체력 좀 길러야지, 돈은 언제 모으나, 다그치기 바빴다. 그것을 재료로 성장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감정을 연소한 후 처리해야 할 재가 훨씬 많았고, 진정한 의미의 원물로 쓰인 감정이 있었나 생각하면, 별로 없다. 친구들과 옛 연인이 늘 주창하던 이야기는 왜 스스로 가진 걸 바로 보지 못하냐는 것이기도 했다. 오늘 하루 그저 외국인(혹은 여행자)1의 정체성으로, 종일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를 소화하며 많이 웃었고, 저렴한 물가에 300달러를 환전한 지갑은 닳지 않을 것만 같았다. (놀랍게도 쉽게) 감사했다. 사실 이곳과 그곳이 다를 게 있나, 내 마음의 문제라는 걸 안다. 첫 직장 면접을 앞두고 엄마는 말했다.

10. 베트남 호이안 : 아름다운 것들이 슬픔이 되지 않도록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20.02 호이안의 거리는 너무 아름다워서 여기 남아 외롭지 않겠냐고 물으니 친구는 아마 그럴 거 같아 또 떠나야겠다고 했다. 우리는 각자의 곁을 숱하게 떠났고 또 남겨져 근 10년을 함께 했다. 너와 나는 혼자살이에 선천적인 재능과 취향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나고 든 자리에 언제까지나 담담할 줄 알았다. 그런데 서른을 넘기고 보니 아름다운 것을 보면 마음이 시큰하다. 이별의 순간에 친구는 내게 가지 말라고, 나는 함께 돌아가자고 했다. 모두 반쯤의 진심을 숨기고 농담으로 대화를 나누다 헤어졌다. 우리는 선택이었는지 운명이었는지, 외로운 어른이 되어버렸다. 아주 예전에 내가 혼자 인도에 머물 때, 친구는 남겨진 집에서 내가 많이 그리웠다고 했다. 나는 다음에 함께 인도에 가자고 했다. 아름다운 것들이 슬픔이 되지 않도록, 함께 가자고. 서둘러 봄이 오면 좋겠다. 호이안의 아침. 쿠킹클래

07. 인도 카주라호 : 눈이 비가 될 만큼 충분한 시간이었는지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2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냄새나 공기의 찬 기운, 내내 흐려서 낮게 느껴지는 하늘도 좋다. 이런 날에 ‘당신이 좋아하는 비 오는 날이네’로 시작하는 메시지를 받으면 행복을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러나 봄의 길목, 늦은 겨울비는 느닷없이 일어난 사고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눈이 비가 될 만큼 충분한 시간이었는지, 뭘 잃고 또 뭘 잊었는지 곰곰 생각하게 된다. 올해는 유난히 그렇다.

백수일기 3편 Jun. 2023 : 일을 하자, 그게 삶이라는 생각은 말고 [내부링크]

2023. 06 5월의 두 주를 뉴욕에서 보내고, 6월 9일에 치앙마이로 떠나 7월 1일 방콕에서 돌아왔다. 그러니까 6월의 대부분은 태국에 머물렀다. 정직한 출국룩. 누가봐도 동남아 가는 사람. 커피를 무척 좋아한다. 카페는 더 좋아하고. 그러고보니 이 블로그 이름인 아메리카노 없는 카페는 내 첫 소설의 제목이자 배경이기도 하다. 뭐하냐는 물음에 그냥 존재하고 있단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인 나는 바삐 사는 중에도 무언가 기본이 결여된 느낌을 자주 받아서 뭐 그런 은유로. 이런 하늘. 이런 여유. 이런 오후. day 1 - 아카 아마 프라싱 Akha Ama Coffee - 왓 프라싱 Wat Phra Singh - 크로스 커피 Cross Coffee - 치앙마이 토요마켓 Chiang Mai Saturday Market 어제 늦은 밤 도착해서 바로 창 맥주 마시고 자고 일어나 쏨땀도 먹고 망고밥도 도전하고 마사지까지 받고 왓 프라싱. [태국] 치앙마이 카페, 기록 1 치앙마이 카페,

Sep. 2023 Ep 1. 나는 나의 행복을 이 세상 누구보다 응원해 [내부링크]

구월, 일상 하나 / 9/1 새로운 달의 새로운 날의 시작은 배달 음식. 왜냐면 (나 혼자 정한) 식비가 충전되는 날이기 때문에 백수의 최대 사치를 부려본다. 메뉴는 순대국. 9/2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운동 가는 길. 얘네 둘이 꼭 붙어 다니더라. 귀여운 애 옆에 귀여운 애 = 엄청 귀여운 풍경 선천적 열심병이 있어서 일도 안 하는 주제에 운동까지 안 하면 쓰레기가 된 기분이라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뭔가 정신 건강에는 좋지 않은 로직 같지만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흑흑. 1일에 식비 봉인 해제하자마자 대량 주문한 닭가슴살. 티몬에서 바르닭 세일+선착순 20% 쿠폰까지 나오길래 샀는데 멕시카나랑 콜라보 한 제품들 맛도리들이네. 나의 한 달 식비를 지켜주렴. 요즘 저녁은 거의 오버나이트 오트밀. 요거트 150g+오트밀40g+아가베시럽5-10g 넣고 불린 후에 바나나랑 냉동 블루베리를 올려 먹는다. 은근 든든하다. 시럽이 없으면 조금 슬픈 맛이니까(나도 알고

07. 인도 괄리오르 : 다그치듯 살아낸 오늘도 별과 함께 진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2 시크교의 성지 괄리오르. 인도는 힌두교에 기반한 역사와 문화의 나라지만, 심심치 않게 머리에 터번을 두른 시크교도인들을 마주하곤 한다. 시크교의 성지에 들어서면 나이, 성별, 인종을 막론하고 쉬어갈 수 있다. 평소에도 '여자'지만 '선진국에서 온 여행자'로서 예외(특별)적인 대우를 받곤 해서 정말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인지 알 길은 없으나, 성지에 들어서자마자 깨끗한 숙소와 식사, 그것도 외국인이니 빵과 수프가 더 나을 것이라며 특식으로 제공받아 하룻밤 잘 먹고 묵었다. 이 모든 것이 무료였다. 시크교에 대한 대략의 설명도 들었는데 머리를 가리는 게 특징이고, 창시자가 종교를 설파할 때 세상의 도움을 많이 받아 성장했으므로 이제는 본인들이 베푸는 것이라고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어느 환상적 존재를 믿는 게 아니라 바이블에 적힌 교리를 믿고 실천한다는 것. 파키스탄과 분쟁이 끊

07. 인도 아그라 : 태어나 다행이었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2 나는 어릴 때부터 영화와 책과 미술을 좋아했고 부모님은 내력에 없는 취향임에도 물심양면 지원해 주셨다. 시내에 서점이 딱 하나 있던 시절, (대체 초등학생이 조선 지리서를 왜 읽고 싶었을까 싶지만) 택리지를 보고 싶단 말에 엄마가 창고를 뒤져 확실히 동시대의 것은 아니었던 책을 찾아왔던 추억. 매일 아빠가 바래주는 등하굣길, 집에 돌아오면 매일 책상에 놓여 있던 신문 사설 스크랩, 종종 놓여있던 편지 같은 것들, 내 생을 단단하게 이어준 동기이자 목적. 생에 대해 늘 시시비비를 따지나 답은 없으므로 버티고 견디는 식으로, 그럼에도 인류애를 잃지 않은 어른으로 자란 것은 팔 할이 성장 배경의 덕이다. 졸업을 앞두고 다짜고짜 인도를 40일 동안, 그것도 여자 혼자 다녀올 테니 보내달라는 요구를 당장에 승낙할 수 있는 마음에 대해 나는 아직도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이곳에서 내가 얻은

B34.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내부링크]

- 저자 : 최원영 - 장르 : 과학/IT (240p) - 독서 기간 : '23.09.09 - '23.09.12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저자 최원영 출판 티더블유아이지 발매 2020.07.14. p238. 우리가 API 문서를 분석하는 목적은 "완벽한" 분석에 있지 않습니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IT라는 건 특별한 소수의 사람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IT를 알지 않고는 일도 생활도 하기 어렵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현업 기획자로서 IT부서의 개발자-기획자와 정말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했는데 '도대체 뭐라는 거야?', '왜 다 안 된다는거야?', '타임라인을 왜 자꾸 바꾸지?' 이 세 가지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알음알음으로 익숙해진 용어와 프로세스도 있지만 한번쯤 제대로 정리하기에 정말 딱인 책이다. 외국어가 그렇듯 언어나 용어, 용례의 목적은 '커뮤니케이션' 즉, 의미 전달이다. IT적 용어와

08. 몽골 고비사막 : 이렇게 작아서야, 이렇게 벅차서야 나는 어떡하나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6.11 퇴사를 하고 제주에 가 머물다 서울을 하루 찍고 바로 또 몽골. 서울과 똑닮은 울란바토르 거리에 안심하는 마음, 왜 굳이 떠나와 이럴까 싶은 의문은 남아 있는 채로 '별 보고 싶다'는 바람은 여전하고. 보드카를 홀짝이며 책 읽고 불멍을 하다 까무룩 해가 지면 게르 밖으로 나가 춥다며 난리 법석을 피우고.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울다 웃고 울고. 아득했던 지평선도 사라지고 그저 우주의 시간. 이렇게 작아서야, 이렇게 벅차서야 나는 어떡하나.

백수일기 1편 Jan-Mar. 2023 : 부디 건강히 잘 [내부링크]

2023.01 퇴사를 했다. 먹고사는 문제는 간단치가 않지만 관계는 더 간단한 게 아니라서 이를테면 아직은 나보다 우리에게 더 마음 쓰이는 날들. 끝의 끝에 더 절절한 밤들. 그럼에도 번복할 수 없는 일인분의 생과 책임을 탓하며 전할 수 있는 건 알량한 마음. 최선인 나의 글. 부디 건강히 잘. 마지막 퇴근 후 순천에 갔다. 친구가 몸만 오라고 해서 시작한 여행이었는데 정말 배 터지는 돼지 아니 퇴사 파티였다. 다음날 찾은 낙안읍성은 모르겠고 생각나는 건 왜인지 근처에서 먹은 꼬막 정식.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특별전 이중섭. 이중섭은 부인을 천사라고 불렀다. 이중섭의 은지화나 편지화는 전쟁으로 비롯한 가난과 이별이 낳은 그리움의 모습. 내내 가족을 그리며 외로워도 슬퍼도 그렸다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가족에게 닿는 꿈같은 그림, 결국 꿈으로 끝난 그림. 고흐에겐 테오가 있었고 이중섭에겐 천사가 있었고 불행의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대개 외로움이 그 모습이고, 그럼에도 또 기대하게 만

백수일기 2편 Apr-May. 2023 : 혼자를 기르는 법 [내부링크]

2023.04 철이 없었죠. 커피가 마시고 싶어 도쿄를 왔다는 게. 드디어 카멜백. 카멜백에서 나와 요요기공원 근처 골목 산책을 했다. 비가 좀 오긴 했지만 방수 재킷을 입고 있어서 끄떡없었다. 혼자 여행하면 이런 기분이 좋다. 사소하고 적당한 고난을 혼자 감당하는 것. 혼자를 혼자 책임지는 것. 아직은 혼자를 기르는 게 썩 괜찮은 나. 마냥 혼자 있던 건 아니었고 도쿄에 사는 친구도 만났다. 그리웠던 신주쿠 거리 차 없는 날 기념사진. 원래 내 스타일이 이러므로 일본인 오해는 종종 받았는데 시모키타자와에서는 그냥 일본인으로 안다. 스미마셍. 와따시와 한코쿠데쓰. 후지산에 가기 위해 도쿄 근교 시모요시다에 왔다. 센겐공원 보고 마을을 통과해 후지산역까지 걸어간 다음 가와구치코에 갈 것이다. 아직 봄기운은 남아 벚꽃은 흐드러지고 후지산은 눈물겹게 아름답고 이것이 삶의 이유라고 말한데도 반박할 여지없을 만큼 완벽한 순간. 진짜 이때 너무너무 행복했다. [일본] 도쿄 day 3 : 가와구

B33. 월든 [내부링크]

- 저자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장르 : 인문/철학/에세이 (468p) - 독서 기간 : '23.08.22 - '23.09.07 월든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출판 펭귄클래식코리아 발매 2014.09.30. p27.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살 가치가 있는 바구니를 만들지 고심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가 짠 바구니들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 (중략) 왜 우리는 수없이 다양한 삶의 방식들 가운데 오직 한 가지만 과대평가하는가? p114. 우리가 실제로 죽어 가는 거라면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듣고 차갑게 식어가는 체온을 느끼자. 하나, 우리가 살아 있는 거라면 각자 제 할 일을 하자. p380. 앞으로 수많은 날들이 밝아오리라. #월든 니체와 사르트르를 뛰어넘고 올해 들어 가장 오래 잡고 있던 책이었다. 근 이 주간 포트폴리오 정리와 이러저러한 일들로 멘탈이 바사삭이라 집중이 좀 힘들었다. 나이 앞자리가 3으로 바뀌는 타이밍에 일을 그만두고 제주로 몽골로 떠

07. 인도 오르차 :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결심하는 일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2 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손에 쥐고 환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나는 줄곧 우울했고 우울할 이유가 없는데 우울하단 사실에 또 우울했다. 우울의 자격을 논하며 떠난 사람들이 밉지는 않다. 그저 우리 모두 어렸던 탓이지. 불행에도 순위를 매겨야만 했던 어리숙한 날들이 지나고,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름으로 불행하고 또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 적지 않은 당신들을

07. 인도 바라나시 : 소란할 것 없이 오래도록 닳지 않을 말들을 지어내듯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1 바라나시에서 일. 강가에 앉아 재가 되는 사람을 종일 바라보는 일. 인도에 머무는 동안 나는 참 무모했다. 브라만의 화장터를 보겠다며 처음 만난 인도인을 따라가거나, 가장 저렴한 기차의 짐칸에 자리를 잡고 포대 자루와 함께 실려 이동을 하고, 새벽 기차를 타는 날엔 기차역 노숙도 했다. 운도 따랐지만 당연히도 이 세상은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이루고 지켜내고 있으므로 괜찮을 수 있었다. 갠지스의 일몰이나 타지마할의 아지랑이, 오르차의 커다란 바오밥 나무, 푸리의 밤바다, 괄리오르의 여명은 좌절의 순간에도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회복하게 하는 힘이고 그러므로 성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날 디아에 띄운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으니, 새삼 욕심 그만 부리자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란할 것 없이 오래도록 닳지 않을 말들을 지어내듯, 시간의 결에 기억은 흐릿해져도 여전히

07. 인도 푸리 : 우리 중 나는 예전만큼 바다가 그립지 않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1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이곳을 떠나야 하는 건 당연했다. 나는 늘 바다가 그리워 동해로 제주로 자주 또 떠났다. 떠나온 곳이 돌아갈 곳은 아니었고 여기도 뭐 다를 것 있겠냐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내내 돌아가야지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푸리. 벵골만의 바다마을. 아침이면 과일장수가 마담!하고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던. 방에서 곧장 걸어 나가면 바다였던. 무딘 손끝으로 겨우 우리, 우리라든가 하는 말을 꾹꾹 눌러썼던. 그러나 우리 중 나는 예전만큼 바다가 그립지 않다. 내가 데미안 라이스나 션 레논 음악 듣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늘 싸움을 걸어 이겼(다고 믿었)고 지금도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다. 이제서야 나를 위해 기꺼이 싸워준 거라는, 따뜻한 물 많이 마시라는 말과 같은 마음이었음을 안다. 나를 괴롭혔던 다정한 간섭들 덕에 오늘도 나는 안녕하다. 진심을 오독하여 오해하

07. 인도 콜카타 : 구하고 구하면 부끄러움이 좀 가실까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1 물건을 찾다 서랍 구석에서 인도에서 쓴 노트를 발견했다. 오늘은 새삼스럽고 싶은 날이었으므로 어디 한번, 노트를 펼쳤다. 40일간 혼자 인도에 머물며 더러 심심했고 대개 외로웠단 사실은 자명하고 그때 들었던 플레이리스트는 마치 내 고독의 바탕처럼 여전히 꺼내 들을 정도긴 하지만, 막상 노트를 보니 그 감정의 이유라는 건 참 우습고 하찮았다. 스물과 서른 사이, 엄마 말을 빌리자면 별스러웠던 나는 석가모니의 보리수가 있는 보드가야에서 명상을 배워오겠다며 떠난다. 결과적으로 콜카타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 산 보드가야 행 티켓은 사용하지도 않았고, 자이살메르에서 별을 보겠다던 계획도 전혀 이루지 못했다. 문득 벵골 만에 인접한 바다마을에서 멍 때리고 낙타를 타고 또 많이 걸었을 뿐이다. 대충 명상과 비슷한 경험이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모든 걸 놓고 무엇을 얻으려 떠난 것인데, 비행기를 타

06.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 Sayangi Kuala Lumpur, 사랑하는 쿠알라룸푸르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01 여기는 쿠알라룸푸르. 자정에 도착했다. KL 센트럴로 가는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오는데 내가 정말 여행을 떠나온 게 맞는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택시 기사들의 타깃이 된 나는 짐을 챙기고 겁은 숨기고 바로 흥정을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노노!를 외치다 가장 친절한 기사님과 흥정을 조금 더 한 후 마침내 오케이! 생존형 애교라는 게 나에게도 잠재되어 있구나를 깨닫고 어쨌든 호구 맞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와중에 그제야 실감이 났다. 내가 정말 떠나왔구나. 혼자서, 혼자구나. 숙소에서 내리자마자 호스트를 만나 짐을 맡기고 잠깐 편의점에 간식거리를 사러 간다니 밤이 늦었다며 동행을 해주었는데 코리아! 강남스타일! 같은 뻔한 말들을 나누면서 걸었다. 본인 음료를 고르기에 내가 사줘야 하나. 얻어먹으려고 따라온다고 한 건가.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결론은

05. 캄보디아 시엠립 : 아이들은 모두 맨발이었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2.08 가만 방에 누워 졸업 후에 대해 고민했다. 하라는 대로 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던 인생의 얕디얕은 변곡들을 돌아봤다. 나를 건사한다는 것, 어른은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그 시절 속 어느 까만 밤에 문득 앙코르와트가 보고 싶었다. 티켓을 끊고 사흗날, 혼자 서 있게 된 시엠립 공항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스스로의 힘을 처음 인지했다. 의지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나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보고 싶었다. 이후로 나에게 여행은 내내, 살아내겠다는 의지를 환기하는 역할을 해온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관광지 근처에서 팔찌를 파는 아이들, 자세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라 말하며 돈이나 과자를 요구하는 아이들, 배의 노를 젓는 아이들, 아이들은 모두 맨발이었다. 튼튼한 운동화들 가운데 멋으로 골라 신은 내 발을 내려 봤다. 내가 떨어뜨린 플라스틱 부채를 옷 속

03. 대만 가오슝 : 부유하는 말들과 침잠하는 마음과 아무래도 모를 계절이 왔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9.11 이해받을 수 없는 어제를 오늘로 끌고 오는 하루의 문제, 헐거운 반성의 밤들, 어제보다 견고한 반성을 바라는 요즘이다. 이어져온 부끄러움과 반성으로 날실과 씨실을 엮듯 나라는 사람을 만들고 있다. 여전한 과정, 마침내 가닿을 수 있을까. 화두는 미움받을 용기. 그래도 나를 찍느라 여념 없는 사랑스러운 사람과 큰 걱정 없는 여행을 하고 있다. 흑당 밀크티 보다 더 달콤한 날들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이런저런 말들을 하고 또 하느라 매일이 소란스러운 나는 정작 해야 하는 말을 하는 데는 번번이 실패한다. 가을에 대한 마음도 그렇다. 가장 좋아하는 선선함 가운데 마뜩잖은 서늘함이 스칠 때, 부유하는 말들과 침잠하는 마음과, 빛과 그림자의 대조는 선명하고, 아무래도 모를 계절이 왔다.

04. 중국 상하이 : Endless Summer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0.08 그림자 한 점 없는 똬약볕 시골길을 걷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미루나무 꼭대기 파란 하늘에 내 전생이 환하게 보이다 까무룩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무도 없는 시골길 너무 환한 생의 정면과 적막이 무서워 울었다 - 권대웅, <여름> 늘 도망치기에 바빴던 생의 이면에 실은 열심히, 잘 살고 싶어 애썼던 생의 지점들이 있다. 어금니에 힘을 주고 버티게 되는 순간들도 간혹, 아마 그즈음 생의 정면을 마주했나 싶다. 대부분 외로움으로 치환되는 묘한 감정, 내가 까무룩 무서운 이유는 아직도 생의 낯을 이해할 수 없는 탓. 함께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나눈, 내 생의 지점에서 만난 이들, 모두 잘 지내시길. Endless Summer

Aug. 2023 Ep 4. 또 한 철이 내 안에 들고 간다 [내부링크]

팔월, 일상 넷 / 8/26 바2. 일주일 방문 집사 생활 끝. 일주일 보았다고 날 아쉬워해주다니 고마워. 너에게 나는 어린왕자였을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맨날 약속한 시간보다 늦어서 미안. 정말로 진도 안 나가는 <월든>이고요. 사르트르의 <구토>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잇는 읽기 힘든 책 탑 3도 가넝. 그래도 무릎을 탁 이마를 턱 짚는 문장들도 틈틈이 있어 포기는 안 해요. 요즘 인터넷 세상을 보면 머리 어지러울 때가 많은데 *악마의 변호인이라는 개념이 이미 있었구나. 경계합시다들. 나도요. 8/27 다이어트 중이지만 진짜 die 할 것처럼 온몸에 힘도 없고 낮잠 자다 가위까지 눌리는 바람에 기진맥진 손가락이 미끄러져서 마라탕을 시켜버렸네. 양심적으로 당면과 국물은 먹지 않았습니다 판사님. 8/28 평상시 식단으로 돌아온 먼데이. 마라탕 그거 한 끼 먹었다고 살이 1kg가 바로 쪄버렸고 자괴 반 울분 반 느낌으로 밥을 먹습니다. 8/29 간식은 주로 그릭요거트

03. 대만 타이페이 : 나는 스스로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6.06 희망까지 닿는 길은 생각보다 굴곡이 심하다. 여전히 많은 것들이 장애고 포기할 것들은 더욱 늘겠지만 그래도 나는 떠날 것이다. 나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스스로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롯이 나의 이야기를 갖게 된다면, 아무것도 없는 시작이라도 그리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사표를 던지고 짐도 버리고 덩그러니, 세상을 누비겠다 말하지만 정말 그게 가능할까. 내가 나를 의심하고 또 덩그러니 있다. 머리맡에 배낭을 두고 저 가방 하나로 일여 년을 살아야(견뎌야) 한다고 되뇌면 차라리 맘이 편하다. 나는 자신이 수습했던 감정조차 잊고 말았다. 아, 그렇구나. 이 사람은 그냥 여기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구나. 어쩌다 이런 모양일 뿐, 개미가 개미이고, 물고기가 물고기인 것처럼. 그 순간, 나는 아주 순순히, 그렇게 생각했다. - 요시모토 바나나, <바다의 뚜껑> 아마도 어

02. 홍콩 : 여전히 꿈속을 헤매는 서른을 입은 아이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9.04 이건 내 생각인데 난 인생이 엄청 시시하다고 생각하거든? 태어날 때부터 불행이 시작돼서 그 불행이 안 끊기고 쭈욱 이어지는 기분? 근데 행복은 아주 가끔, 요만큼, 드문드문 있을까 말까. 이런 개 같은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내가 무슨 말 하는 지 모르겠지? - 조현훈, <꿈의 제인>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아이는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아빠 말씀. 여전히 꿈속을 헤매는 서른을 입은 아이. 제 몫을 다 하는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말이지. 홍콩 여행을 앞두고 크로아티아에 다시 가고 싶다며,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조건 맞는 사람이랑 결혼하는 기분이라고 했다가 친구에게 미친년 소리를 들었다. 유럽에 가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 아닌 것은 아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봐도 나 참 별로다. 대개 이런 식으로 살아도 문제없고 운 좋은 탕아 콘셉트에 심취한 것일까. 때론 위선

01. 일본 오사카 : 기댈 것을 기대하지 않을 수 있다면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6.07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고르며 문득 사람에 질려 떠나면서 사람이 그리워 떠난다는 걸 깨달았을 때, 이곳에선 내가 그릴 사람이 너무 많고 그곳에선 내가 그리워질 사람이길 바랐을 때, 소리 내 부르고픈 이름과 말들을 더는 입술로 감출 수 없어 낯선 언어 사이에 흘러 보낼 수 있기를, 떠나려는 맘은 늘 그렇게 때때로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사람아, 실은 떠나고 싶지 않았고 떠나보내기 싫은 많은 날들 가운데 함께 떠나올 수 있는 오늘은 마침내 도래한 기적이다. 나에게는 그렇다. 2019.07 기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순간 외롭다. 호흡을 자각하는 순간 이상하게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것처럼, 밀물과 썰물처럼 자연스레 이동하던 감정들이 상대를 자각하는 순간, 들고날 때를 자꾸만 놓치게 된다. 과거 나의 사랑은 그런 호흡 곤란의 나날, 기댈 것을

01. 일본 후쿠오카 : 달이 아름답네요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23.02 그러고 보니 출국날이 서류상 완전 퇴사일이었다. 출국장에서도 영어 단어를 외면서 머리가 나빠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여전한 인생도 쉼을 더 극대화해준다는 점에선 꽤 좋다고 생각했다. 갈리고 갈렸던 블렌더가 꺼지는 순간 날이 멈추고 열기도 점점 사그라드는 것처럼, 마침내 고장 날 일이 없는 것처럼, 기계의 입장에서도 적당한 멈춤은 필요하다. 섞이지 않으면 어떠하리, 침잠도 기꺼워하리의 경지에 닿는 행복은 덤이다. 나에게 기도를 한다는 것은 곧 소원을 빈다는 말이었는데, 오늘은 지금의 안녕을 감사하다고만 전했다.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실질적 어려움과는 별개로 낭만 실조가 걸린 듯 감정의 바탕, 비어버린 마음이 가장 힘들었다. 연민과 동정, 특히 낭만은 탁월한 불쏘시개라 내 화에 다 태워 없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후쿠오카를 여행하는 내내 낭만의 복판이었다. 시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오

Aug. 2023 Ep 3.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지만, 울어요 우리 [내부링크]

팔월, 일상 셋 / 8/20 어제 오늘 몰아 읽는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재밌다. B32.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 저자 : 유현준 - 장르 : 교양인문 (492p) - 독서 기간 : '23.08.18 - '23.08.21 나는 원래도 ... blog.naver.com 올해는 책 리뷰도 성실히 꾸준히 기록하고 있지. 8/21 키오스크 주문에 현금 없는 매장이라. 요즘 노인들을 보면 (예의 없는 어르신들을 보며 최대한 참을 인 그리는 마음도 담아서) 늙었다는 건 살아 남은 거란 사실을 상기하려 한다. 그나저나 영어 표기 오남용, 키오스크 도입 확대, 현금 결제 불가는 노인 뿐만 아니라 인류 차원의 차별과 소외를 낳는다고 생각되는데 큰일이야 참. 저녁으로 먹은 논알콜 맥주와 곤약쫀득이. 기분이라도 내보자는 술과 안주 콜라보. 8/22 운동 다녀와서 점심시간. 단골 메뉴 현미밥과 닭가슴살. 요즘 다이어트하며 몸소 느끼는 게 먹으면 정말 연료 주입한 것마냥 바로 힘이 난다. 이번

01. 일본 도쿄 : 꽃보다 꽃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느끼며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09.01 조만간 다시 올게, 공항 가는 길에 가벼운 마음으로 찍은 사진이 마지막이었다. 여러 의미로 일본여행은 부정이 되었고 그런 여론을 모르쇠로 일관할 정도로 내가 채신 없지는 않다. 평화의 시대에 나고 자라 이런 논쟁을 판단할 깜냥도 되지 않거니와 가늠 할 수도 없는 감정과 입장들, 나아질 기미 없는 외교, 뭐 그런 복잡한 것들에 대한 부채 비슷한 마음이 한 켠, 그래도 솔직히 말하자면 도쿄가 그립다. 2018.07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대부분이 비생산적이라는 것과 공부했던 학문이 현재 내 돈벌이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줄곧 부끄러웠다. 그간의 인생이 부정 당하는 듯한 기분. 이상하리만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효율과 생산성을 부정했다. 낯선 도시를 산책하는 동안의 잠깐, 행복하다는 감각이 오랜만에 스치는 찰나, 일을 빼고도 내 인생은 남아 있으니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매일

01. 일본 도쿄(근교) : 그럴 때가 있지 물망초의 계절이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23.04 일본인 친구에게 후지산 사진 인정도 받고, 남들 일 할 때 노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열심히 떠들었다. 그럼에도 어딘지 마음이 완전하다고는 못하는, 달지만 씁쓸한 말차 같은 기분. 이 정도면 살 만 하지, 세상에 완전한 게 어딨나, 파이=3.14로 퉁치는 마음 같은 걸로 사는거지,라는 이상한 생각. 그래도 아까 후지산역 걸어가는 길엔 순간의 행복, 완벽했다. 그런 순간을 모아 산다. 눈물이 씨가 마른 줄 알았더니 요즘들어 종종 울음이 터지는 게, 친구는 물망초세요? 묻고는 한참을 웃었다. 그럴 때가 있지 물망초의 계절이. 그 말이 퍽 위로가 되었다. 나는 적어도 너에게는 보물인가 그런 기대를 했다. 떠오른 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지만 그의 모든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사람, 정, 우리, 그런 예쁜 질료로 그린 풍경화 같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바니쉬는

01. 일본 교토 : 떠난 건 넌데 미안한 건 오히려 나야 [내부링크]

유소유 제가 직접 여행한 나라와 도시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6.07 미(美)라는 것이 이토록 아름답지 않은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나날이 내 마음속에서 다시 아름다움을 되살려 어느덧 보기 전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금각이 되었다. 어디가 아름답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몽상에 의하여 성장한 것이 일단 현실의 수정을 거쳐, 오히려 몽상을 자극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2019.07 작년 가을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던 지금. 대부분의 하루를 커피 내리며 네가 선곡한 음악을 듣던 날들. 행복에 가까웠던 순간들. 교토의 날들을 기쁘게 추억하는 말을 건네던 나와 그런 내 이야기를 가만 들어주던 너와, 흘러나오던 서울전자음악단의 꿈에 들어와. 누군가는 현실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믿어. 각자가 참 많이도 떠돌고 기다리고 그럼에도 여전히 내가 네 집이라서 좋아. 떠난 건 넌데 미안한 건 오히려 나야, 그런 가사를 중얼대며 어른

B32.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내부링크]

- 저자 : 유현준 - 장르 : 교양인문 (492p) - 독서 기간 : '23.08.18 - '23.08.21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저자 유현준 출판 을유문화사 발매 2023.05.30. 나는 원래도 미학적 측면에서 건축에 관심이 많았는데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마따나 좋아하고 좋아하다 보니 형태가 나온 기능과 재료, 나아가 건축가의 의도나 심리, 시대와 사회적 배경까지도 관심이 커졌다. 그래서 유현준 건축가가 쉽게(토목적 설명은 정말이지 쉽지 않으면 안된다) 역사와 정치 등을 건축과 함께 버무려 낸 한상차림 같은 콘텐츠를 좋아한다. 작가의 이전 책이나 영상 콘텐츠를 접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꼽은 30개의 건축물 중 상당수가 익숙할 것이다. 그만큼 작가는 이 작품들에 진심이다. 책은 선택된 건축물을 소개한단 점에서 작가의 주관을 전제하지만, 각 건축가의 출신지와 시대적 배경을 비롯하여 환경적 요소와 기술 및 재료의 발전, 여러 개입 조건들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결국 그것들

[한국] 강릉 day 2 : 강문해변/경포호/아르떼뮤지엄/테라로사 [내부링크]

2023.08.05 / day 2 강문해변-강문교 경포해변-경포호 강릉 아르떼뮤지엄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다음 날 아침에 강릉역으로 가는 기차 기다리는 중. 어제부터 찜해둔 물회를 먹기 위해 강릉역에서 택시를 타고 강문해변에 있는 영동횟집으로 바로 고. 안녕 친구들? 책 <고마워, 죽어 줘서>나 영화 <P짱은 내 친구>를 보고 생명을 생명으로 잇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아직도 생명을 받아 산다는 감사함을 간간이 떠올리긴 하는데 음 어쩌다 얘기가 여기까지 흘렀지. 여하튼 잘 먹겠습니다는 잘 살겠습니다와 같은 말이 아닌가 하고. 잘 먹겠습니다. 강문교를 건너 바라본 바다. 왜인지 신미나 시인의 <오이지>가 떠올랐더랬습니다. 헤어진 애인이 꿈에 나왔다 물기 좀 짜줘요 오이지를 베로 싸서 줬더니 꼭 눈덩이를 뭉치듯 고들고들하게 물기를 짜서 돌려주었다 꿈속에서도 그런 게 미안했다 경포대를 나와 경포호를 둘러 걸으며 강릉 아르떼뮤지엄으로 가는 길. 택시를 타지 않고 걷기를

Aug. 2023 Ep 1. 봄에 잃고 여름까지 앓았다 [내부링크]

팔월, 일상 하나 / 8/1 전 직장동료(현 아는 동생) 생일. 꽃다발을 포장하는데 디자인이 상당히 레트로해서 당황했지만 친절하게 예쁘죠?하셔서 녜...하고 계산하고 나왔다. 오늘은 백수가 쏜다.라기엔 내 생일엔 포시즌스에서 베이징덕 얻어 먹긴 했어. 줄 수 있는 게 양고기밖에 없다. 가진 거라곤 1인분 밖에 없다. 너가 소식좌라 참 기쁘다. (많이 먹으래두 :)) 양고기는 돌고 돌아 라무진인듯. 마늘밥은 못 참지. 현대사 다니는 애한테 현대 박힌 쇼핑백 줬더니 기겁을 하더라고요. 반디앤루니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카페꼼마가 생겼다. 북카페인데 자리에 앉아서 일하기도 좋고 진열된 샘플북들은 도서관처럼 마음껏 읽어도 된다. 책 셀렉도 뭔가 내 스타일. 내 생일도 아닌데 한강 작가의 <흰>을 선물 받았다. 8/2 사카모토 류이치 3세 시절. 백발의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YMO 시절의 모습만 봐도 낯선데 꼬마 때는 정말이지...귀엽다. 인간이 자연을 지킨다, 라

B31.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내부링크]

- 저자 : 에릭 와이너 - 장르 : 인문/철학 (524p) - 독서 기간 : '23.08.02 - '23.08.16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저자 에릭 와이너 출판 어크로스 발매 2021.04.28. 철학 내 학파나 개인의 견해에 따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듯, 삶을 대하는 태도와 극복(하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게 바로 철학이지만)하는 사고, 행동의 지시가 다를 순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데 모아 놓고 보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맥락이 보인다. 태어나기 이전에 나는 없었고, 내가 죽은 후에도 나는 없다. 그리고 생명은 태어나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삶' 전후의 '무'는 완전히 다른 무게와 의미를 지닐 것이다. 나의 존재로 무언가는 변했고 누군가는 영향을 받았다. 가끔 먼 미래에 내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지게 될 거란 사실이 묘한 위안과 안심을 주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내가 불었기 때문에 날아간 민들레 홑씨가 이어져 피어나는 민들레도 있을 것이다. 삶은 불확실하다. 그

Aug. 2023 Ep 2. 수분이 부족했던 오이는 쓰다 [내부링크]

팔월, 일상 둘 / 8/14 각박하고 험한 이 세상에 <구의 증명>과 <모순>이 베스트셀러인 걸 보면 다들 잘 숨기고 사는군. 그런 생각이 든다. 얕은 척 강한 척 하지만 실은 깊고 약한 사람들. 사랑스러운 사람들. 영풍문고 여의도 IFC몰점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10 IFC몰 L2층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점심 약속 때문에 오늘은 백년만에 저녁 운동. 다리가 달달 떨려서 집 가는 길에 벤치에 주저 앉아 한 십분은 앉아 있었네.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백수 금쪽이를 맡고 있다. 그릭요거트 넘 비싸서 일주일 째 고민하고 있다니 친구가 굶지 말라고 보내준 마켓컬리 선물. 명품백 선물보다 좋다진짜루. 냉장고 정리하고 바로 먹어보는 야식. 집 근처 청과물 가게에서 산 오이가 너무 쓰다. 오이는 자랄 때 수분이 부족하면 써진다. 사람도 (어떤 의미로든) 눈물과 땀이 부족하면 쓴 사람이 되는 거 아닐까. 그런 사람을 고쳐쓸 수 있는걸까 생각하며 쓴 오이는 다 버렸다. 8

[한국] 강릉 day 1 : 정동진독립영화제 [내부링크]

2023.08.04 / day 1 정동진 해수욕장 정동초등학교 : 정동진독립영화제 정말 오랜만에 정동진. 역 바로 앞에 있는 카페 프루스트의 뷰. 어릴 땐 일출 보자고 청량리에서 심야 무궁화를 타고 오기도 했는데 기억이 흐린 걸 보니 감흥이 크진 않았나 보다. 여전히 일출보단 일몰. 언젠가 나도 일출이 좋아지는 나이가 될까. 오로지 목적은 정동진독립영화제지만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바다에 발 한번 담가보자. 파랑 이번 여행의 책은 얼마 전에 선물 받은 한강 작가의 <흰>. 흰, 소금 파도 구름 모래 하얗게 웃다 영화제가 열리는 정동초등학교에 가는 길. 히사이시 조의 summer가 들리는 듯한 풍경. 정동진은 너무나 작은 마을이고 젊은 시절(?) 꽤나 자주 왔기 때문에 찾아 가는 게 어렵진 않았다. 다이어트 중이라 튀김과 밀가루는 진짜 웬만하면 먹지 않는데 멕시칸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더라니까. 이걸 안 먹니. 하나 변명을 하자면 이게 내일 아침까지 정동진에서 먹는 처음이자

Jul. 2023 Ep 2.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 [내부링크]

칠월, 일상 둘 / 나는 돈도 없고 친구도 많지 않은데 꽤나 바쁘다. 왜지. 7/20 전 직장동료(현 아는 동생) 생일 선물. 천명관의 <고래>.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7/21 친구가 라갈비를 사준다고 하여 오랜만에 성수동. 다이어트 한다고 술도 안 마시고 고기도 쬐끔만 먹었다. 아직 백수자격미달. 일출보다 일몰이 취향. 이제는 너무 조용한 LCDC. 오픈 안한 곳도 많더라고. 글월 가고 싶었는데. 그래도 나는 이 건물이 너무 좋더라. 카페 구테로이테. 내가 마실 건 아아 뿐. 친구랑 한참 얘기하고 집 가려는데 비가 왔다. 정말 변덕스러운 여름이었다. 7/23 먹고 힘내서 이력서를 쓰자. 7/24 오늘은 연남동. 운동하고 후다닥 나와서 라룬비올렛의 런치 코스 요리. 친구 찬스. 엄청 맛있었던 파스타. 꼬소해. 예쁘지만 먹지는 못하는. 먹지는 못하지만 예쁜. (같은 날) 여의도 날아와서 족발타임. 다이어트 중 맞습니다. 회개리카노. 7/25 로

[태국] 방콕 day 4 : 아이콘시암 [내부링크]

2023.06.30 / day 4 아이콘시암 어반리트리트 수완나폼공항 오늘은 방콕에서의 나흘 째, 치앙마이부터 이어온 21일 태국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편하게 하루를 보내고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가자를 목표로 신상(?)쇼핑몰 아이콘시암에 갔다. BTS 골드라인도 타보았다. 방콕에 머무는 내내 퍼레이드 기간이라 무지개가 동네방네.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니 기념으로 남겨보자. 카페인 노예들은 아이콘시암에 도착하자마자 커피부터 찾았는데 최신상 쇼핑몰답게 카페가 많다. 문제라면 카페는 많은데 사람은 더 많다는 거...다행히 시암드립코라는 드립커피 전문 카페를 발견! 수제 가구와 패션잡화 등을 한 공간에서 같이 판매하고 있어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과는 애플. 꼭대기층에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 있는데 역시 커피의 나라. 스타벅스가 왜 때문에 미국보다 본격적인 느낌이지. 방콕 뿐만 아니라 태국의 다른 지역명이 쓰인 컵들도 많고 인형,

Jul. 2023 Ep 1.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내부링크]

칠월, 일상 하나 / 봄을 맞고 여름을 통과하는 사이 몇 번을 떠나 돌아왔고 또 떠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7/4 잠실 롯데몰. 실제로 보고 깜짝 놀란 아더에러 매장 비주얼. 불편한 골짜기 끝판왕. 마르디 메크르디도 생겼네? (디자인은 언제 바껴요..?) 핫한 브랜드는 다 있구나. 귀여웠던 마뗑킴. 지금 저런 스타일이 유행이라 그렇지 사실 금강제화에서 보던 아빠 신발 같기도 해. 7/6 전 회사 친구들 만나러 여의도-영등포. 만복국수는 추억을 싣고. 나 앞으로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술이나 마셔. 얼마 전에 영등포로 이사한 친구 집엔 술이 많았다. 7/7 목포에 왔다. 친구가 역으로 픽업 와서 바로 노래 부르던 물회를 먹으러 갔는데 양 좀 보세요. 피처링은 콘치즈. 비가 와서 잔뜩 물 머금은 공기를 움파움파. 왜 먹어도 먹어도 줄지가 않죠. 행복한 저녁이에요. 7/8 광주비엔날레 폐막 하루를 앞두고 세이프.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카이센동 먹고 가자.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태국] 방콕 day 3 : 람부뜨리/아시아티크/색소폰펍 [내부링크]

2023.06.29 / day 3 람부뜨리/카오산로드 아시아티크 반팟타이 색소폰펍 우리의 방콕 일정이 이틀 남은 오늘! 친한 언니가 방콕에 왔다. 그래도 태국 여행 3주차의 여유로움으로 픽업(차 없음 돈 없음 그냥 느낌만)하러 언니네로. 숙소는 람부뜨리. 이번 여행에 카오산 쪽은 못 가려나 했는데 어쩌다보니 왔다. 라떼는 카오산이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으로 저렴한 물가는 물론 재밌는 제품도 많이 파는 곳이었는데 지금도 그런가? 사실 잘 모르겠지만 너무 더워서 미련없이 패-스. 체감온도가 60도에 가까워 태국인들도 두손 두발 들었다는 올해 여름...언니 숙소로 잠깐 피신. 아속역 근처인 우리네 숙소랑 너무 비교되는 뷰. 방콕 올드시티의 클라스. 켄싱턴마켓에서 구입한 빈티지드레스 올 여름 내내 너무 잘 입는다. 나의 여행유산으로 길이길이 남겨야지. 옛날 옛날에 할미 토론토 여행 때...로 시작하는 뭐 그런 거 가능하지 않을까. 카오산로드 입구, 차나 쏭크람 사원 맞은 편에 있는 스타

[태국] 방콕 day 1-2 : 짐톰슨의집/BACC/%아라비카커피 [내부링크]

2023.06.27 - 2023.06.28 / day 1 치앙마이공항-돈므앙공항 터미널21 쑤다레스토랑 2주가 넘도록 정 들었던 치앙마이를 떠나는 날 아침. 공항 가는 택시에서 친구의 너 백팩도 트렁크에 넣었어?라는 말에 go back... 로비에서 얌전히 기다리던(?) 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크기 보고 택시기사님 많이 크게 웃으셨다. 이렇게 큰 걸 어떻게 잊고 나올 수 있냐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고. 따-란. 에어아시아 짐 무게 때문에 유료 옵션을 신청했다. 사실 1시간 날아가면서 무슨 밥이야 했거든요. 아니 근데 이거 진짜진짜 맛있네. 맵고 짭쪼롬. 새우도 왕 크고 살도 많았다. 태국 팟타이는 그냥 다 맛있는 걸로. 돈므앙 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짐을 찾고 있어요. 문제의 백팩도 보이고요. 에어아시아를 약 십 년만에 타는데 엄청 좋아졌네. 정시 이착륙에 내리자마자 짐 나오는 신속빠름정확. (왜요, 제가 뉴욕-토론토 8시간 딜레이 기다리다 결국 비행기 놓치고 ㄱ고생

B30. 흰 [내부링크]

- 저자 : 한강 - 장르 : 소설 (196p) - 독서 기간 : '23.08.04 - '23.08.06 흰 저자 한강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8.04.25. p97. 자신을 버린 적 있는 사람을 무람없이 다시 사랑할 수 없는 것처럼, 그녀가 삶을 다시 사랑하는 일은 그때마다 길고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했다. p169. 무슨 색으로 얼룩지게 하든 '흰'은 계속해서 다른 색들을 칠할 수 있게 하는 궁극의 가능성의 심층이며, 모든 소리들을 가능하게 하는 침묵이자, 무엇인가를 태어나게 하는 무, 소진시킬 수 없는 여백이다. #흰 이 책의 해설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우는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권희철)에서 작가는 일련의 작업들이 '질문'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한다. 1. 이토록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견딜 수 있는가, 껴안을 수 있는가 (『채식주의자』, 2007) 2.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그것이 가능한가 (『바람이 분다, 가라』, 2010) 3. 삶을 살아 내

B28. 고래 [내부링크]

- 저자 : 천명관 - 장르 : 소설 (560p) - 독서 기간 : '23.07.21 - '23.07.28 고래 저자 천명관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5.17. p11.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p519. 몇 년이 흘렀다. 그녀는 홀로 벽돌을 굽고 있었다. p521. 다시 몇 년이 흘렀다. 그녀는 홀로 벽돌을 굽고 있었다. p523. 몇 년이 흘렀다. 그녀는 홀로 벽돌을 굽고 있었다. 공장을 찾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고래 세 여성의 파란만장한 세월을 따라가는 이야기. 피는 시절에도 마냥 해사할 수 없었고, 질 때엔 끝없이 분산되는 먼지 또 먼지 같았던 지리멸렬 인생사.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며,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이야기는 이어진다. 소설의 제목이 고래인 이유에 대해 우선은 그 거대한 크기에서 오는 압도감과 신비스러움. 움직임에 따라 필연적으로 이는 파도, 그럼에도 옭아매는 그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의 탄생이라는 여러

B29.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내부링크]

- 저자 : 류이치 사카모도 - 장르 : 에세이 (298p) - 독서 기간 : '23.07.29 - '23.08.02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저자 류이치 사카모토 출판 청미래 발매 2023.04.03. p284. 이곳에서 내가 만들어내는 음악은 인간 세계나 현재의 일과는 조금 동떨어진, 보다 먼 곳을 향하고 있다. 최대한 손을 대지 않고, 조작하거나 조립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가만가만 늘어놓고 찬찬히 바라본다. 그렇게 나의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다. p287. (2009년 1월) 마지막으로 이런 인간의 개인사를 읽어야 하는 독자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과 함께 "고마워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음악으로자유로워지다 출간 후원으로 다시 세상에 나온 사카모토 류이치 반생의 기록. 올해 4월 2일, 도쿄로 출발하는 날 새벽에 책이 도착했다. 신주쿠와 롯폰기 거리를 거닐며 그리던 마음을 열심히 풀어 놓고 매일이 맥주가 맛있을거야- 그런 마음으로 행복했었다. 겹벚꽃이 만발하던 도